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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음악'을 넘어 '공유하는 현실’로…K엔터의 넥스트는 ‘경험 공유’

2026.07.27 | by 류승규 | ryumix@billboard.co.kr
BTS. BIGHIT MUSIC

K팝의 위상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지만, 국내 음악 산업의 기저에서는 거대한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는 중입니다. 삼일PwC가 발간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 전망 2026-2030'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E&M) 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3% 성장하며 글로벌 평균인 3.4%를 소폭 밑돌 것으로 전망되었습니다. 이는 세계 9위 규모로 훌쩍 커버린 한국 시장이 이제 단순한 양적 팽창을 넘어, 질적인 고도화를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는 '성숙기'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합니다. 이 중요한 변곡점에서 우리 음악 산업이 새롭게 주목해야 할 돌파구는 바로 '라이브 산업'과 '공유 현실'에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AI)이 매일같이 새로운 콘텐츠 생태계를 만들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엔터테인먼트의 본질은 결국 '사람의 경험'과 맞닿아 있습니다. 대중은 손안의 스마트폰으로 끝없는 콘텐츠를 소비하면서도, 역설적으로 콘서트장이나 페스티벌처럼 타인과 현장에서 감정을 나누고 호흡할 수 있는 현실 기반의 콘텐츠를 더욱 갈망하는 추세입니다. 보고서는 이러한 대중의 심리를 '공유 현실(Shared Reality)' 트렌드로 정의하며, 향후 산업을 견인할 가장 강력한 핵심 동력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삼일PWC

음악 산업에서 이러한 변화는 폭발적인 라이브 시장의 성장으로 고스란히 증명되고 있습니다. 스포티파이(Spotify)나 타이달(Tidal) 같은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는 이제 음악 소비의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 팬들의 디지털 청취를 오프라인 콘서트 참여로 이끄는 훌륭한 관문 역할을 수행합니다. 실제로 전 세계 라이브 음악 시장은 연평균 2.3%씩 꾸준히 성장해 2030년에는 415억 달러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라스베이거스의 초대형 몰입형 공연장 '스피어(Sphere)'가 2025년에만 7억 8,100만 달러라는 엄청난 매출을 기록한 것은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밀도 높은 오프라인에서의 경험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타인과 공유되는 일종의 '사회적 화폐(Social Currency)'로 작용하면서, 라이브 산업의 비즈니스 잠재력이 폭발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국내 엔터테인먼트들은 다가올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무엇보다 관객이 수동적으로 노래를 듣고 가는 평면적인 공연에서 과감히 탈피해야 합니다. 고사양 시청각 기술이나 차별화된 식음료(F&B) 서비스 등을 결합해, 디지털 화면으로는 절대 대체할 수 없는 짙은 몰입감을 현장에서 제공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여기에 AI와 데이터를 접목한다면 오프라인의 감동은 더욱 극대화될 수 있습니다. 팬덤의 스트리밍 기록과 굿즈 구매 이력, 소셜 행동 패턴 등을 AI로 정교하게 분석해 최적의 투어 지역을 선정하고 맞춤형 이벤트를 기획하는 등, 치밀한 데이터 전략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삼일PwC의 이범탁 파트너는 보고서를 통해 "기업들은 데이터, AI, IP를 강력한 도구로 활용하되, 궁극적으로는 이를 차별화된 고객 경험과 가치로 연결할 수 있는 창의성과 실행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이제 K팝은 듣는 음악과 보는 음악을 지나 팬들과 함께 땀 흘리며 공유하는 현실로 진화하는 중입니다. 차별화된 IP와 데이터를 독창적인 오프라인 경험으로 연결해 내는 창의성, 그리고 라이브 산업의 본질적 가치를 꿰뚫어 보는 통찰력을 갖춘 기업만이 다음 세대의 글로벌 음악 시장을 선도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