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경기장 무대부터 다가오는 미국 일정까지, 예준·노아·밤비·은호·하민이 그들의 다음 장을 만들어가는 음악과 창작적 직관, 그리고 야망에 대해 되돌아본다.
플레이브의 활동 초기에는 모든 이정표마다 다음과 같은 질문이 따라붙곤 했다. "버추얼 아이돌 그룹이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2023년 데뷔 이후 예준, 노아, 밤비, 은호, 하민은 직접 행동으로 이에 답해왔다. 이들은 자신들의 음악과 공연 제작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서 있는 무대의 규모를 꾸준히 넓혀왔다. 가장 최근에는 인천에서 열린 첫 경기장 콘서트로 'KEEP IT MANIC' 월드 투어의 포문을 열었으며, 이는 이들이 한때 상상했던 것보다 더 멀리 도달했음을 보여준 이정표였다.
3년 차에 접어들며 플레이브를 둘러싼 질문들도 변화하기 시작하고 있다. 이들의 음악이 더 넓은 대중에게 닿고 무대가 커짐에 따라, 또 다른 질문이 명확해지고 있다. "그들은 이제 어떤 아티스트가 되고 싶은가?"
곧 발매될 다섯 번째 미니 앨범 'HYPERDRIVE'는 바로 그 전환점에 도달해 있다. 예준은 이번 음반을 “터널을 빠져나와 처음으로 맞닥뜨리는 풍경”에 비유한다. 빠르게 성장했던 한 단락을 뒤로하고 앞을 바라보는 그룹의 모습을 담아낸 비유다.
앨범 'HYPERDRIVE' 발매를 앞두고 빌보드 코리아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플레이브는 첫 경기장 콘서트, 로스앤젤레스에서 미국 관객들을 만나는 소감, 솔로 무대를 통해 드러난 각자의 창작적 정체성, 그리고 앞으로 어떤 아티스트가 되고 싶은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초고속 도약 속으로
앨범 'Caligo Pt.1'과 'Caligo Pt.2'를 뒤로하고, 앨범 'HYPERDRIVE'는 음악적으로나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 면에서 플레이브를 어디로 이끌어가나요?
예준: 이번 다섯 번째 미니 앨범 'HYPERDRIVE'는 터널을 빠져나와 처음 맞닥뜨리는 풍경처럼 느껴집니다. 이전 이야기의 연장이라기보다는, 그 이야기가 존재했기에 가능해진 다음 장이라고 설명하고 싶어요. 'ASTERUM' 시리즈가 저희가 누구인지 소개하는 시간이었고, 'Caligo'가 저희 안의 이야기를 꺼내놓는 시간이었다면, 이제는 저희가 진정으로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탐구하고 찾아가는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은호: 앨범 'HYPERDRIVE'는 정말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희다운 방식으로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Caligo'에서 보여준 강렬함을 단순히 반복하기보다, 속도 자체의 방향을 바꾸는 것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저 더 세게, 더 빠르게 가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이죠. 앨범 명 자체가 바로 그것을 나타냅니다.
노아: 두 번의 'Caligo' 앨범이 록 사운드를 중심으로 감정적 강도를 쌓아 올리는 작업이었다면, 이번에는 EDM과 보사노바를 포함해 한 번도 시도해 보지 않은 장르에 도전했습니다. 하지만 데뷔 때부터 변하지 않은 하나의 기준이 있어요. 바로 '듣기 좋은 음악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 일관된 목표가 있었기에 오히려 원하는 만큼 마음껏 실험할 수 있는 자유가 생겼다고 생각해요.
밤비: 'Caligo'를 거치며 저희와 플리(PLLI) 모두 깊은 감정의 여정을 지났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보자”라는 이야기를 자주 했습니다. 앞만 보고 전속력으로 달릴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약간의 거리를 두면 더 명확해지거든요. 우리가 지나온 시간들, 그리고 우리를 기다려준 팬분들의 마음 같은 것들이요. 한 단락이 끝났다고 하기보다는, 같은 이야기를 다른 관점에서 다시 바라보는 것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하민: 최근 콘서트에서 선공개 공연으로 모두를 놀라게 해드렸죠! 궁금하시겠지만, 이야기들 사이의 연결고리를 직접 찾아가는 게 더 재미있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숨겨둔 힌트가 많으니 플리분들이 어떻게 발견하고 해석해주실지 기대돼요. 보고 또 듣고 싶어지는 앨범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플레이브가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 것 같아요.
인천에서의 첫 경기장 콘서트는 플레이브에게 큰 이정표였습니다. 그런 규모의 무대에 선 이후, 플레이브의 미래를 어떻게 바라보나요? 앞으로 함께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은호: 무대의 규모에 압도당했습니다. 저희끼리는 “지붕이 없는 공연장”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어요. 우리가 서게 되는 무대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는 게 여전히 실감 나지 않기도 합니다. 사실 저희는 이미 꿈꿔왔던 것보다 더 멀리 왔어요. 그래서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이번 투어의 명칭처럼 멤버들, 그리고 팬분들과 함께 "KEEP IT MANIC"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밤비: 그렇게 큰 무대에 서면서, 저의 작은 동작과 표정 하나하나가 관객에게 닿기 위해 얼마나 멀리 전달되어야 하는지 더 깊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멀리 계신 분들도 똑같은 에너지를 느끼길 바랐거든요. 또한 저희가 처음 시작했을 때 가졌던 마음가짐을 다시금 일깨워주었습니다. 콘서트가 끝난 후, 플리분들이 “다음 콘서트도 무조건 와야겠다”는 마음으로 돌아가실 수 있도록 항상 그 초심으로 무대에 서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노아: 무대가 커질수록 그 공간을 음악으로 채워야 한다는 책임감을 더 크게 느끼게 됩니다. 동시에 그렇게 많은 분들이 저희 노래를 다 함께 불러주시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뭉클해져요. 인천 콘서트에는 팬분들뿐만 아니라 저희에게 단순한 호기심을 갖고 오신 분들도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콘서트를 보고 팬이 됐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가장 뿌듯해요. 앞으로도 더 많은 분들이 즐길 수 있는 공연을 계속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하민: 콘서트 시작 때 다 함께 큰절로 인사를 드렸는데, 저희가 느낀 감사함을 어떻게든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저희 콘서트에서 플리분들과 함께 불꽃놀이를 바라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동시에 그렇게 큰 무대에 서면서, 우리가 쌓아온 기반이 무너지지 않도록 기본에 충실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희 다섯 명이 건강하게, 오랫동안 함께 일하며 계속 성장해 나가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예준: 그렇게 거대한 무대에 함께 서니 처음 시작했을 때의 기억들이 많이 떠올랐습니다. 서로를 믿어준 멤버들과 저희를 사랑해 준 플리분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 생각을 했어요. 앞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함께라면 더 큰 도전도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더욱 강해졌습니다. 지금으로서는 더 많은 플리를 만나고, 어떤 무대든 믿고 맡길 수 있는 그룹이 되고 싶어요. 저희의 목표는 언제나 '평플(평생 플레이브)'입니다.
로스앤젤레스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하면서 가장 기대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플레이브를 처음 보는 사람들이 여러분에 대해 어떤 점을 기억해주길 바라나요?
하민: 먼 곳에서 저희를 응원해 주신 분들을 마침내 직접 만날 수 있다는 게 가장 기쁩니다. 오래 기다려주신 만큼, 저희가 준비한 모든 것을 담아낸 공연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저희를 처음 보시는 분들에게는, 플레이브가 다섯 멤버 각자의 매력이 뚜렷하면서도 팀으로서의 호흡이 훌륭한 그룹으로 기억되었으면 합니다. 언어로 소통하는 데 한계가 있더라도, 표정과 동작, 그리고 음악을 통해 저희의 마음이 전달될 수 있도록 세밀한 부분까지 준비하겠습니다.
밤비: 공연장마다 관객분들이 내뿜는 에너지가 다 달라요. 로스앤젤레스에서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분위기가 어떨지 가장 궁금합니다. 저희를 처음 보시는 분들은 그저 무대에 푹 빠져서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저희 다섯 명의 어울림과 에너지를 확실하게 보여드리고, 공연이 끝났을 때 “다시 또 보고 싶은 그룹”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은호: 관객분들은 기대감을 안고 콘서트에 오시며, 옷차림이나 준비에도 많은 공을 들이시잖아요. 패션이나 장신구로 각자의 개성을 표현하는 팬분들의 모습을 보는 걸 정말 좋아하는데, 미국 리스너분들이 로스앤젤레스 공연을 어떤 자신들만의 색깔로 채워주실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언어가 달라도 음악이 시작되면 다 함께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 수 있잖아요. 미국 플리분들과 현장에서 그런 순간을 공유하는 것이 가장 기다려집니다. 어떤 곡에 가장 뜨거운 반응이 나올지도 궁금해요.
예준: 가장 기대되는 건 그곳에서 저희를 기다려주신 분들을 만나는 일입니다. 화면 너머로 보내주셨던 응원을 공연장에서 직접 느껴보는 건 정말 특별할 것 같아요. 영화 "E.T."에서 외계인이 환영받는 장면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플레이브도 외계인이지만, 진실되고 멋진 우정을 쌓을 준비가 되어 있거든요. 플레이브가 음악과 무대에 진심인 그룹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언어와 문화가 달라도 좋은 노래를 듣는 순간 친해질 수 있다고 믿어요. 저희가 먼저 손을 내밀겠습니다!
노아: 은호 말대로 관객분들이 어떤 부분에 가장 크게 반응해주실지 궁금해요. 저희의 목소리일 수도 있고, 가락이나 무대 분위기일 수도 있겠죠. 인천 콘서트에서는 새롭게 편곡된 곡들과 솔로 무대가 가장 큰 반응을 얻었습니다. 같은 노래라도 새로운 관객을 만나면 다르게 느껴질 수 있어서 궁금해집니다. 무대 위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 꼭 오셔서 답을 알려주세요.
그룹을 넘어
플레이브의 최근 성과들이 다섯 명이 함께할 때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면, 인천에서의 솔로 무대는 각 멤버의 개인적 취향과 창작적 정체성을 더욱 가까이서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인천 솔로 무대를 위해 각자 곡을 선택하고 무대를 구성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플레이브 안에서는 다 보여주지 못했던 자신의 음악적 취향이나 아티스트적 정체성이 있었나요? 솔로 무대를 통해 자신에 대해 가장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나요?
예준: 혼자서 꾸미는 솔로 무대였지만, 팬분들이 저와 함께 무대를 공유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꽃을 들고 춤추거나 우산을 활용한 연출 모두 플리분들이 바로 제 곁에 있다는 연출 의도하에 구성한 것이었어요. 이 무대를 통해 플리를 향한 제 마음을 숨기지 않고 아낌없이 표현하는, 가장 솔직한 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제가 영화 "La La Land"를 정말 좋아해서, 그에 대한 오마주로 "La La Land"에서 영감을 받은 연출을 많이 넣었어요. 앞으로 팬분들이 "La La Land"를 보거나 그 삽입곡들을 들을 때마다 제 무대도 함께 떠올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노아: 처음에는 지켜보는 플리분들에게 힘을 드리고 싶어서 잔잔하고 메시지가 있는 노래를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주변에서 월드 투어인 만큼 더 많은 사람들이 호응할 수 있는 곡이 좋지 않겠냐고 제안해주셨습니다. 그 조언이 제 안에 숨겨져 있던 모습을 끌어내주었어요. 스모키 화장을 하고 뱀파이어 송곳니를 착용해 더 성숙하고 매혹적인 모습을 보여드렸습니다. 어쩌면 제가 플리분들에게 “나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어”라고 정말 말하고 싶었는지도 몰라요.
밤비: 그동안 주로 안무가로서의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기 때문에, 퍼포먼스에 집중된 무대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무대의 전체적인 그림이 명확하게 보일 수 있도록 연출 요소들은 제외했어요. 이전에 보여주지 않았던 취향을 보여준다기보다는, 제가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취향을 반영하는 작업이었습니다. 그리고 솔로 무대인 만큼, 퍼포먼스와 어울리는 곡을 준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었습니다.
은호: 솔로 무대를 준비하라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내가 좋아하는 것을 보여줄까’ 아니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 둘 다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기회로 파격적인 도입부를 만들었고, “섹시하고 차가운 늑대 왕”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스타일링과 화장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하민: 이번 무대는 온통 ‘거미’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제가 오랫동안 스파이더맨을 좋아했다고 팬분들께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시각적으로 그 취향을 보여드릴 기회가 거의 없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이번 솔로 무대에 녹여내기로 했습니다. 거미 같은 인간을 표현하기 위해 맨발로 춤을 췄고, 거미줄 연출을 다채롭게 활용했어요. 플리분들도 좋아해 주셔서 정말 기뻤습니다.
플레이브가 증명해 나갈 것들
솔로 무대는 다섯 멤버가 개개인으로서 누구인지를 더 가까이 보여주었다. 하지만 앞으로를 바라보며, 플레이브는 자신들이 어떤 그룹이 되고 싶은지, 그리고 궁극적으로 무엇을 남기고 싶은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플레이브가 더 넓은 관객에게 닿아감에 따라, 여전히 증명해야 할 것이 남아있다고 느끼나요? 버추얼 아이돌 그룹으로서 플레이브가 무엇을 상징하는가에 대한 질문보다, 아티스트로서 무엇을 만들고 남기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하민: 모든 아티스트는 각자의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단지 조금 다를 뿐이에요. 저희는 이미 아티스트로서 무엇을 만들고 남길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저희를 생소하게 느끼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건 저희가 걸어온 여정을 아직 모르시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은 그런 시선들은 잠시 접어두고, 저희에게 맞는 길을 걸어가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은호: 인터뷰에서 저희는 ‘도전’에 관한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아마 저희가 새로운 길을 걷고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그 단어에 주목하시는 것 같아요. 저희의 목표 역시 계속해서 도전하고, 한계를 깨뜨리며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게 단순히 ‘버추얼 아이돌’이라는 편견 때문만은 아니에요. 저희를 믿고 응원해 주시는 플리분들을 위한 것입니다. 저희는 플리의 자랑이 되고 싶어요. 결국 모든 아티스트가 증명하고 싶어 하는 것은 자신들의 음악과 무대라고 생각합니다.
밤비: 아까 예준 형이 'ASTERUM' 시리즈는 우리가 누구인지 소개하는 시간이었고, 'Caligo'는 우리 안의 이야기를 꺼내는 시간이었으며, 지금은 우리가 진정으로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탐구하는 중이라고 했는데 저도 동의합니다. 당장 증명해야 할 무언가를 찾기보다는, 플레이브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고 우리만의 답을 찾아가고 싶어요. 그래야 우리가 무엇을 만들고 남기고 싶은지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을 테니까요.
노아: 지금도 지구 곳곳에서 ‘버추얼 아이돌’로 데뷔하는 분들이 계시잖아요. 그래서 이제 버추얼이라는 점이 성공의 한계가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스스로가 그 가설을 증명해 나가는 과정에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사람들에게 ‘버추얼’이라는 하나의 편견만 거두어 달라고 자주 말씀드립니다. 그러면 훨씬 더 많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거든요. 그 모든 것을 증명하기 위해 저희는 계속해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게 저희의 강점이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열쇠라고 생각해요.
예준: 사람들이 음악을 믿고 들을 수 있고, 기대할 수 있는 그룹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새로운 방식으로 활동하다 보니 많은 분들이 호기심을 가져주시지만, 결국 마지막에 남는 건 저희의 노래와 무대가 어떤 감정을 남겼느냐 하는 점이에요. 버추얼 아이돌이라는 점 역시 저희의 중요한 정체성 중 하나입니다. 그 안에서 꾸준히 좋은 음악을 만들고, 누군가의 일상에 힘이 되어준 아티스트로 오랫동안 기억되고 싶습니다.
예준
플레이브의 리더로서 예준 님은 항상 주변 사람들을 먼저 챙기는 사람으로 보입니다. 그룹이 성장함에 따라, 타인에게 주는 것만큼 스스로에게도 돌봄과 관심을 기울이는 법을 배우셨나요?
예준: 타인을 지키기 위해서는 먼저 제 스스로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고 믿어요. 그래서 저의 일상을 평화롭게 유지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나 자신을 돌보는 건 생각보다 어려우면서도 단순해요. 설거지나 집안일 같은 아주 평범한 일들을 규칙적인 일과로 만들어 일상의 일부로 삼는 거죠. 그런 작은 일들이 실제로 저를 지켜줍니다. 때로는 머리를 비우기 위해 산책을 하거나 달리기를 하기도 하고요. 무대 위의 저와 무대 뒤의 저는 결국 똑같은 ‘남예준’이기 때문에, 그 두 모습의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합니다.
카펜터스의 "Close to You" 솔로 무대는 마치 영화나 음악극의 한 장면 같았습니다. ‘예준의 미학’은 어디서 나오나요? 사물을 바라보고 표현하는 방식에 영향을 준 특별한 작품들이 있나요?
예준: 주변의 모든 것에서 영감을 얻으려고 합니다. 무언가를 볼 때, 그 장면 자체보다 장면이 남기는 감정을 더 오래 기억하는 편이에요. 음악 역시 어떤 소리가 쓰였는지 만큼이나 어떤 느낌을 주었는지가 중요합니다. 그런 취향이 무대를 구상할 때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것 같아요. 앞서 말씀드렸듯 "Close to You" 무대는 "La La Land"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그 영화가 가진 특유의 시각적 정체성과 감성적인 느낌이 저에게 깊게 남아있거든요. 음악도 영화도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접했을 때, 처음 느꼈던 감정으로 바로 되돌려놓아 준다는 점에서 특별하다고 느낍니다. 제 솔로 무대도 그런 작품처럼, 독자적인 정체성을 가지고 플리분들의 마음속에 오랫동안 남아있기를 바랐습니다.
노아
솔로 무대로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Good Boy Gone Bad" 커버를 선택했습니다. 가창자이자 프로듀서로서, 노아 님은 자신의 목소리를 하나의 악기로서 어떻게 바라보나요? 플레이브의 멤버가 된 이후 목소리를 사용하는 방식에 변화가 있었나요?
노아: 저는 록 스타일의 가창 기법을 좋아하고, 호흡 조절과 고음을 지르는 것이 저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Good Boy Gone Bad"는 저와 아주 잘 어울리는 곡이었어요. 동시에 플레이브를 만나면서 제 목소리를 더 다채롭게 사용하는 법을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쌓아두었던 벽이 허물어지면서 발견하게 되는 제 모습이 사실 마음에 들어요. 새로운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이 재미있고, 이 모든 게 멤버들 덕분입니다. 덕분에 곡을 쓰거나 작곡·프로듀싱을 할 때 더 넓게 생각할 수 있게 되었어요. 곡 안에서 제 목소리와 멤버들의 목소리가 어디에 들어갈 때 가장 빛날지 자주 그려보곤 합니다.
초기부터 플레이브의 음악 제작과 프로듀싱에 참여해 오셨습니다. 플레이브의 노래 중 노아 님의 음악적 취향이 가장 명확하게 드러나는 부분은 어디인가요? ‘프로듀서 노아’가 팀의 사운드에 기여하는 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노아: 제가 좋아하는 감정과 가락이 곡 안에 자연스럽게 배치될 때 제 색깔을 가장 강하게 느낍니다. 강렬한 '킬링 파트'와 섬세한 감정 표현 사이의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해요. 멤버들과 팬분들이 때로는 그런 요소들을 ‘컨셉튜얼하다’고 표현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플레이브의 음악은 저를 포함한 여러 멤버들의 생각과 아이디어가 모여 완성되기 때문에, 특정 부분이 온전히 저만의 것이라고 말하긴 어려워요. 프로듀서로서 저희는 멤버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하면 빛나게 만들 수 있을지, 그리고 함께 곡의 감정을 어떻게 처음부터 끝까지 끌고 갈 수 있을지를 고민합니다. 저의 취향을 담아내면서도 다섯 명이 함께 불렀을 때 노래가 더 좋아지는 방향을 찾으려고 해요. 그렇게 프로듀서로서의 정체성과 플레이브의 음악적 정체성을 하나로 모아가고 있습니다.
밤비
인천 콘서트 동안 체력 소모가 극심한 샤이니의 "Sherlock (Clue + Note)" 무대를 두 번 연속으로 선보였습니다. 그렇게 힘든 무대를 감당해야 할 때, 계속 나아가게 만드는 힘은 어디서 오나요?
밤비: 항상 무대에 서 있는 제 모습을 그리며 연습합니다. 일종의 이미지 트레이닝이죠. 무대 위에서 플리분들이 환호하고 응원해 주시는 모습을 상상하면 자연스럽게 에너지가 솟아나거든요. 팬분들의 사랑이 저를 완벽한 무대로 이끄는 동력이 됩니다. 그래서인지 "Sherlock (Clue + Note)"을 준비할 때 스스로에게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고 계속 채찍질을 했어요. 한 번 선보이기 위해서는 두 번은 할 수 있어야 하고, 더 좋은 무대를 위해서는 세 번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었죠. 물론 연습은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숨이 찬다는 이유로 플리분들에게 아쉬운 무대를 남겨드리고 싶지 않았어요. 그리고 보세요! 결국 해냈잖아요.
플레이브 안에서 오직 밤비 님만이 채울 수 있는 자리는 어디라고 생각하나요? 다른 멤버들에게 어떤 존재가 되고 싶나요?
밤비: 저에게는 ‘플레이브의 총괄 창의 감독’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데 자신이 있습니다. 제가 자유롭게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던지다 보면 멤버들이 “바로 그거야!” 하는 순간들이 있어요. 그래서 멤버들이 막힐 때 저만의 장난기 어린 재치로 돌파구를 찾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또한 플레이브의 안무 담당으로서, 다 함께 우리의 움직임과 표정을 살피며 개선할 수 있는 방향을 찾고 싶어요. 그렇다고 진지한 이야기만 하는 사람은 되고 싶지 않습니다. 연습에 지쳤을 때 다 같이 웃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솔직하게 말하면서도, 멤버들이 필요할 때 언제든 의지하고 장난칠 수 있는 든든한 외계인이 되고 싶습니다.
은호
노래나 랩보다 춤출 때 더 떨린다고 말해왔음에도, 주니의 "TASTE" 솔로 무대에는 여러 번의 솔로 댄스 섹션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자신감이 적었던 분야에 스스로 도전하게 만든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은호: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댄스 브레이크였습니다. 완급 조절을 통해 무대를 재미있게 만들고 싶어서, 곳곳에 솔로 댄스 섹션을 넣을 수 있도록 편곡을 진행했어요. 저는 노래나 랩을 할 때보다 춤을 출 때 훨씬 더 많이 떱니다. 동시에 춤에 대해 자신감이 부족했던 제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그래서 자신감이 부족한 분야일수록 더 강하게 도전해서 두려움을 극복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준비했습니다. 정말 열심히 연습했고, 무대를 마친 후 환호 소리를 들었을 때 커다란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플레이브가 계속 성장함에 따라, 팀 안에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요? 그리고 앞으로 스스로에게 가장 기대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은호: 이전 답변에 이어 말씀드리자면, 플레이브는 계속해서 도전을 이어가는 그룹, 일종의 개척자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버추얼 아이돌’을 낯설고 새로운 것으로 보았지만, 어느새 저희는 야외 경기장에서 공연하는 K-팝 그룹이 되었잖아요. 이 도전과 성장의 서사에 함께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쁘고, 지치지 않고 계속 새로운 도전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외계인이 되고 싶습니다. 미래의 도은호 역시 한계를 두려워하지 않고 가능성을 계속해서 넓혀가는 외계인이기를 바랍니다.
하민
막내임에도 안무와 퍼포먼스를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나이와 상관없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믿어주는 형들의 존재는 어떤 의미였나요? 이를 통해 플레이브라는 팀에 대해 무엇을 배웠나요?
하민: 이번 콘서트를 준비하고 함께 무대를 꾸미면서 형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함을 느낀 순간이 정말 많았습니다. 플레이브에서는 모든 멤버가 작곡, 안무, 무대 연출에 참여하기 때문에 창작자로서 서로를 많이 배려하고 존중해 줍니다. 함께 작업하면서 서로에게 건강한 자극과 영감을 주고,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스스로를 계속 채찍질하게 돼요. 그런 시간들이 쌓이면서 서로에 대한 신뢰가 플레이브라는 팀에 대한 확신으로 이어졌습니다. 'KEEP IT MANIC' 월드 투어는 플레이브라는 이름에 자부심을 갖고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호시의 "Spider" 솔로 무대는 무대의 시각적 디테일에 얼마나 신경 썼는지 보여주었습니다. 퍼포먼스를 구축할 때 보통 어디서부터 시작하나요? 그리고 앨범 'HYPERDRIVE'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에 대한 힌트를 줄 수 있나요?
하민: 먼저 노래를 들으면서 어떤 무대가 어울릴지 상상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제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과 표현하고 싶은 이미지에 집중할 수 있거든요. "Spider"의 경우 거미를 생생하게 표현하는 것이 핵심이었기 때문에, 아크로바틱 동작의 디테일과 타이밍뿐만 아니라 카메라 연출에도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안무 초안 단계부터 카메라의 위치와 움직임을 염두에 두고 작업했어요. 다섯 번째 미니 앨범의 타이틀곡은 EDM 트랙이라, 시각적으로도 비트를 느낄 수 있는 퍼포먼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