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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vs 빌리프랩 소송 어디까지 왔나

2026.10.14 | by 김수경 | ksk@billboard.co.kr
민희진. / 사진=연합뉴스

'아일릿 카피' 발언을 둘러싼 민희진과 빌리프랩의 법정 다툼이 다시 분수령을 맞았다.

형사 사건은 경찰 수사를 마치고 공소청으로 넘어갔고, 2년 넘게 이어진 민사 소송은 선고를 한 달 앞두고 변론재개 신청이라는 변수를 만났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 1일 민 전 대표를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혐의로 공소청(당시 검찰)에 송치했다. 공소청 출범 하루 전이다.

발단은 2024년 4월 기자회견

민 전 대표는 2024년 4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아일릿이 뉴진스의 오디션 포스터, 한복 화보 콘셉트, 데뷔 방식, 안무 등을 '카피'했다며 표절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당시 하이브와 민 전 대표의 경영권 갈등이 정점에 달한 시점이었다.

빌리프랩은 곧바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2024년 5월 22일 민 전 대표를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6월 10일에는 민사소송을 추가로 제기했다. 청구액은 20억 원이다. 민 전 대표도 같은 해 11월 빌리프랩 김태호 대표 등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빌리프랩을 상대로 50억 원 규모 손해배상 소송을 내며 맞섰다.

엇갈려 온 법원과 수사기관 판단

이번 사건이 2년 넘게 결론을 내지 못한 배경에는 판단이 갈려 온 흐름이 있다.

민 전 대표에게 유리한 판단이 먼저 나왔다. 2024년 5월 민 전 대표 해임을 막아 달라는 가처분 사건에서 법원은 아일릿 데뷔 전후 대중 사이에서 콘셉트, 안무, 의상 등이 유사하다는 의견이 있었고, 민 전 대표는 뉴진스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할 충실의무가 있다며 배임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올해 2월 하이브와의 풋옵션 소송 1심에서도 재판부는 민 전 대표 손을 들어주며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의혹 제기 역시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반대 방향의 판단도 쌓였다. 2025년 10월 뉴진스 전속계약 유효확인 본안 소송에서 재판부는 기획안과 화보 등에서 일부 유사한 점은 있으나 아일릿이 뉴진스의 콘셉트를 복제했다는 점이 인정된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며 민 전 대표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올해 5월에는 서울서부지검이 민 전 대표가 빌리프랩 임원들을 고소한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면서, 아일릿이 뉴진스를 복제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법원 판단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번 송치는 그 연장선에 있다. 경찰은 민 전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아일릿이 뉴진스를 모방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쳐 빌리프랩의 업무를 방해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기자회견 사흘 전 어도어가 낸 입장문과 관련해서는 당시 어도어 부대표였던 이모씨, 신모씨도 같은 혐의로 같은 날 송치됐다.

11월 13일 선고, 예정대로 나올까

민사 소송은 결론 직전까지 왔다. 서울서부지법 제12민사부는 지난 9월 11일 8차 변론기일을 열고 변론을 종결했으며, 선고는 11월 13일로 잡았다. 민 전 대표가 낸 반소 역시 같은 날 결론이 날 예정이었다.

변수가 생겼다. 빌리프랩은 선고를 한 달가량 앞둔 10월 12일 변론재개신청서를 제출했다. 빌리프랩은 변론재개 사유로 경찰의 일부 송치 의견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 전 대표 측은 즉각 반발했다. 민 전 대표 측은 14일 송치 의견이 "수사기관의 잠정적 의견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같은 용산경찰서가 과거 하이브 고발 사건에서는 민 전 대표의 문제 제기를 창작 윤리에 기반한 경영진의 의무로 보고 불송치했던 점과 비교하면, 이번 판단은 객관적 타당성에 의문이 든다는 입장이다. 또 빌리프랩이 뉴진스 팬덤 '팀버니즈'의 미성년자 운영자를 상대로 1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와 형사 고소를 진행하면서 그 수사 정황을 변론재개 근거로 삼은 점도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변론재개 신청의 수용 여부는 재판부가 결정하며, 민 전 대표 측이 제기한 소송 지연 의혹에 대한 빌리프랩 입장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같은 기자회견에서 갈라져 나온 쏘스뮤직 소송

같은 기자회견 발언을 문제 삼은 소송은 하나 더 있다. 르세라핌 소속사 쏘스뮤직은 2024년 7월 민 전 대표를 상대로 5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민 전 대표가 뉴진스 멤버들을 직접 캐스팅했고, 하이브가 뉴진스를 첫 걸그룹으로 데뷔시키겠다는 약속을 어겼다는 주장 등이 쟁점이다. 이 소송에서도 변론 종결 이후 재개 신청이 이어진 상태다.

형사 사건은 이제 공소청이 기소 여부를 판단한다. 민사는 재판부가 변론재개를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11월 선고 여부가 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