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현재진행형의 보이넥스트도어

2026.09.29 | by Billboard Korea

롤라팔루자 애프터쇼부터 월드투어 무대까지. 여섯 멤버가 'HOME: DELUXE'와 한층 진화한 창작 본능,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며 청춘을 담아낸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했다.

BOYNEXTDOOR. KOZ ENTERTAINMENT (HYBE)

보이넥스트도어의 이번 챕터를 대표하는 사운드 중 하나는 녹음실이 아닌 관객의 함성 속에서 시작됐다. 첫 월드투어 중 롤라팔루자 애프터쇼에서 태산이 들은 관객들의 떼창이 그의 머릿속에 오래 남았다. 그 에너지는 결국 'ANIMAL'에서 반복되는 "hoo, hoo, hoo"로 이어졌다. 세계 어디서 공연하든 관객이 함께 따라 외칠 수 있도록 설계된 훅이다.

2023년 데뷔 이후 재현, 성호, 리우, 태산, 이한, 운학은 움직이는 청춘의 기록을 차곡차곡 쌓아왔다. 설렘의 두근거림, 서툴지만 솔직한 고백, 이별의 쓰라림, 조용히 타오르는 반항까지. 'ANIMAL'은 이전 곡들보다 한층 날것이고 본능적이지만, 그 변화는 방향 전환이라기보다 자연스러운 진화에 가깝다. 어쩌면 보이넥스트도어가 청춘의 소리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삶이 먼저 흘러가고 여섯 멤버가 그 순간의 자신을 음악으로 옮겨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삶이 달라지면 써 내려갈 이야기도 달라진다.

데뷔 3년이 넘은 지금, 이들이 출발점으로 삼았던 '현재'는 훨씬 넓어졌다. 한때 닿을 수 없을 것 같던 무대는 월드투어가 되었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경험과 새로운 관객, 새로운 목소리가 이들의 삶에 들어왔다. 한때 이들을 괴롭히던 고민 중 일부는 돌아보니 전혀 다른 의미가 되었고, 데뷔 당시엔 상상조차 못 했던 경험들이 이제는 일상의 일부가 됐다. 말하자면 이들의 성장 자체가 창작의 재료가 되는 셈이다.

빌보드 코리아와 만난 보이넥스트도어는 'HOME: DELUXE' 너머의 삶, 계속해서 진화하는 창작 본능, 그리고 실시간으로 살아가는 청춘의 의미에 대해 들려주었다.

I. HOME: DELUXE, 벽 너머로

'HOME'이 나만의 공간을 짓는 이야기였다면, 'HOME: DELUXE'는 그 벽을 넘어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갑니다. 지금 여섯 명이 가장 넓혀가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운학: 언어와 상관없이 세계 어디서든 다 같이 따라 부를 수 있는 걸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나온 게 "hoo, hoo, hoo" 챈트예요. 이걸 계기로 더 많은 곳에서, 더 많은 분들과 함께 무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면 좋겠어요.

그 훅의 아이디어가 처음 떠오른 순간을 기억하나요?

태산: 롤라팔루자 애프터쇼 때 관객분들 전체가 저희랑 같이 노래를 불러주신 순간이 있었어요. 모두의 목소리가 하나로 모이는 그 소리가 너무 좋았어요. '언젠가 이런 사운드를 우리 음악에 꼭 담고 싶다'고 생각했던 게 기억나요. 나중에 "hoo, hoo, hoo" 챈트를 떠올렸는데, 소리가 꼭 동물 같아서 'ANIMAL' 후렴과 붙이게 됐죠.

지코와 오랫동안 함께 작업해 왔는데요. 'ANIMAL'을 처음 들었을 때 지코의 반응은 어땠나요?

재현: 작업 막바지쯤 지코 님을 만나서 그때까지 만든 걸 들려드렸어요. 본인 아이디어도 몇 가지 더해주셨고, 같이 곡을 더 탄탄하게 다듬어 나갔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곡에 대한 확신이 정말 크셨다는 거예요. 그런 믿음을 받으니까 곡을 마무리하면서 저희도 더 힘이 났어요.

II. 보이넥스트도어라는 사운드

설렘과 고백에서 이별, 반항, 그리고 이번 'ANIMAL'의 날것 같은 에너지까지 정말 다양한 사운드를 탐구해 왔어요. 계속 실험하는 와중에도 '이건 확실히 보이넥스트도어다'라고 느끼게 하는 건 무엇일까요?

태산: 저희만의 에너지, 그리고 늘 새로운 걸 들고 돌아온다는 점인 것 같아요. 앨범을 낼 때마다 보이넥스트도어의 사운드에 한계를 두고 싶지 않아요.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하되, 그 중심에는 늘 저희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두고 싶어요.

재현: 'HOME'은 어느 정도 무게감과 진지함이 있는 프로젝트였어요. 그런데 디럭스 버전을 작업할 때는 머리를 좀 비우고, 그냥 뛰어놀면서 즐길 수 있는 걸 만들고 싶었어요. 그 순간 느끼는 걸 그대로 음악과 퍼포먼스에 담아내는 것, 저는 그게 보이넥스트도어를 보이넥스트도어답게 만든다고 생각해요.

영화나 책, 다른 뮤지션들에게서 영감을 얻는다고 자주 이야기해 왔어요. 좋아하는 것들을 자신만의 목소리로 풀어내는 비결은 뭘까요?

운학: 저는 보통 특정한 장소나 실제 경험에서 영감을 얻어요. 투어를 하면서 관객마다 정말 다르다는 걸 느꼈어요. 반응도, 에너지도, 공연장 전체의 분위기도요. 무대 위에서 겪은 일은 무대에서 끝나지 않아요. 기억 속에 남아 있다가 가끔은 다음 작업으로 다시 돌아오기도 해요.

재현: 영감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리우가 'ANIMAL' 후렴 안무에 정말 많은 고민을 쏟았어요. 동물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연구하려고 동물 영상을 찾아보던 모습이 기억나요.

리우: 사실 시작은 비둘기였어요. (웃음)

멤버들: 그다음엔 나무 타는 원숭이, 악어, 토끼… 호랑이에 공룡까지요.

리우: 결국 무대 위에서 저희가 거의 야생동물처럼 보이게 됐죠. 움직임이 최대한 자연스럽고, 역동적이고, 본능적으로 느껴지도록 만들었어요.

III. 모두가 지켜보는 앞에서 자란다는 것

돌아보면 데뷔 때의 불안이나 힘들었던 순간들이 지금은 다르게 느껴지나요? 그때는 피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겪어서 다행이라고 느끼는 게 있을까요?

재현: 연습생 시절부터 데뷔까지를 혼자 겪었다면, 그중 몇몇은 그냥 버텨내야 하는 힘든 순간으로만 남았을지도 몰라요. 그런데 여섯 명이 함께 겪었기 때문에 그게 다 같이 나눈 추억이 됐어요.

이제는 돌아보면서 웃을 수 있어요. "그때 기억나? 사실 그거 되게 재밌었잖아" 하면서요. 그때는 큰 꿈 하나 붙들고 연습실에서 버티는 게 전부였거든요. 이제 와서 보면 그때 꿈꾸던 것들 중 정말 많은 게 저희 삶이 됐다는 걸 깨닫게 돼요.

성호: 신기한 건, 똑같은 순간을 다른 멤버는 전혀 다르게 겪었다는 걸 시간이 지나서야 알게 될 때가 많다는 거예요. 그렇게 서로 다른 시선을 나눌수록 서로에 대해 새로 알게 되는 것도 많아져요. 그게 저희 관계를 더 흥미롭게 만드는 것 같아요.

운학: 첫 정규 앨범을 내고 나서 훨씬 더 가까워진 것 같아요. 한 팀이 이 정도로 끈끈해지는 게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재현: 근데 저희는 해냈죠. (웃음)

IV. 실시간의 청춘

보이넥스트도어는 늘 또래의 진짜 감정과 불안을 음악에 담아왔고, 원도어도 여러분과 함께 자라왔어요. 함께 나이 들어가면서 여러분이 표현하는 '청춘'도 달라질까요? 지금 이 챕터에서 가장 담고 싶은 건 무엇인가요?

이한: 청춘이 특정한 나이에만 속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에게 청춘은 그 순간의 나만이 가질 수 있었던 감정과 경험을 담아내는 거예요. 나이가 들면 삶도 자연스럽게 달라질 거고, 저희가 음악으로 표현하는 청춘도 그에 맞춰 함께 변해갈 거예요.

운학: 지금은 저희가 무대에서 얼마나 즐거운지를 그대로 담고 싶어요. 첫 정규 앨범 이후로 무대를 더 신나게 즐기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고, 그 마음이 'ANIMAL'로 이어졌어요. 이번 챕터가 하나의 커다란 순간처럼 느껴졌으면 좋겠어요. 최대한 많은 관객분들과 함께 뛰고 즐기는 그런 순간이요.

재현: 청춘이 꼭 깨끗하고 정돈된 콘셉트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보이넥스트도어가 담는 청춘은 훨씬 현실에 가까워요. 'ANIMAL' 콘셉트 포토나 뮤직비디오를 봐도 '저런 애들 진짜 어딘가 있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그게 정말 보이넥스트도어다운 청춘이라고 느껴요.

성호

BOYNEXTDOOR. KOZ ENTERTAINMENT (HYBE)

지금 성호의 야망은 어떤 모습인가요? 아티스트로서 꼭 남기고 싶은 흔적이 있다면요?

성호: 당장 이뤄야 할 특정한 목표가 있다기보다는, 음악을 통해 무언가를, 일종의 유산 같은 걸 남기는 게 가장 큰 야망이에요. 그룹으로서든 개인으로서든요.

아이돌로서 갈 수 있는 방향도, 보여줄 수 있는 모습도 정말 많잖아요. 그래도 가장 먼저 남기고 싶은 걸 하나 고르라면 그건 음악이었으면 좋겠어요.

좀 더 가까운 미래로 보면, 지금 가장 눈여겨보고 있는 단기 목표는 뭔가요?

성호: 가까운 미래로 치면 'ANIMAL'로 꼭 상을 받고 싶어요. (웃음) 그건 늘 마음 한편에 있어요. 저는 앞으로도 늘 이렇게 큰 꿈을 꿀 것 같아요.

리우

BOYNEXTDOOR. KOZ ENTERTAINMENT (HYBE)

스스로에게 유독 높은 기준을 두는 편인 것 같아요. 그런 엄격한 자기 관리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벅차게 느껴질 수 있는데, 리우는 오히려 거기서 안정감과 만족을 얻나요? 그렇게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은 뭔가요?

리우: 솔직히 기준을 너무 높게 잡거나 스스로를 너무 몰아붙여서 힘들 때도 있어요. 그래도 실제로 그 기준에 도달했을 때, 하기로 한 걸 끝까지 해냈을 때의 성취감이 매번 스트레스보다 훨씬 커요. 그 보람 때문에 정해진 루틴을 이렇게 철저하게 지키는 것 같아요.

'HOME: DELUXE' 작업 중에 그런 돌파구 같은 순간이 있었나요?

리우: 전에도 안무에 참여한 적은 있었는데, 이번엔 아주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어요. 후렴 안무를 직접 만들어서 공식 안무 크레딧에 제 이름을 꼭 올리고 싶었어요.

음악방송 스케줄 사이사이 대기실에서 안무 아이디어를 찍고, 레퍼런스 영상을 모아서 퍼포먼스 디렉터님들께 제안했어요. 제 아이디어를 하나하나 풀어서 설명하고, 제가 그린 그림을 설득하는 데 정말 많은 시간을 들였어요. 스스로 세운 목표가 실제로 무대에, 최종 퍼포먼스에 담긴 걸 보니 저한테는 정말 큰 의미였어요.

명재현

BOYNEXTDOOR. KOZ ENTERTAINMENT (HYBE)

다섯 멤버와 함께 보이넥스트도어가 되면서 아티스트로서의 재현도 많이 달라졌을 것 같아요. 멤버들 덕분에 비로소 드러난 자신의 모습이 있다면요?

재현: 예전에는 제 몸 하나 챙길 기운도 없는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아침에 일어나면 멤버들이 일어났는지부터 확인해요. 누가 아프면 괜찮은지 계속 챙기게 되고요. 제가 그런 사람이 됐다는 게 아직도 진심으로 놀라워요.

리더가 되면서 원하는 것도 달라진 것 같아요. 예전에는 세상에서 제일 멋진 가수가 되고 싶었어요. 지금은 세상에서 제일 멋진 팀의 리더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그건 저 혼자만의 일이 아니에요. 살면서 이렇게까지 챙김을 받아본 적이 없는 것 같거든요. 멤버들이 저한테 정말 많은 사랑을 주니까, 받은 만큼 돌려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여섯 명이 모였을 때, 재현이 보이넥스트도어에 더하는 색깔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재현: 저희 여섯 명은 매력이 다 달라서, 다 같이 있을 때 비로소 보이넥스트도어의 색이 완성된다고 생각해요. 한때는 제가 팀에 어떤 색을 더하고 있는지 고민을 많이 했던 적도 있어요.

요즘은 제 음악적 정체성에 대해 조금씩 확신이 생기는 느낌이에요. 동시에 멤버들 각자의 다른 색깔을 하나로 모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HOME: DELUXE'에서는 제가 'ANIMAL' 도입부 랩을 맡았는데, 그 파트가 저랑 정말 잘 맞는 것 같아요. 곡 자체가 꽤 거친데, 회사 분이 "너 확실히 그런 거친 느낌 잘 살린다"고 해주셨어요. 그래서 이번에 숨겨뒀던 와일드한 모습을 살짝 보여드릴 수 있었어요. (웃음)

태산

BOYNEXTDOOR. KOZ ENTERTAINMENT (HYBE)

예전에 비틀스와 오아시스부터 마이 케미컬 로맨스, 너바나까지 다양한 음악적 영향을 언급한 적이 있어요. 앞으로 록 사운드를 더 깊이 파고들 생각도 있나요?

태산: 원래 록 음악을 진심으로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베이스나 일렉기타 같은 악기에 끌렸어요. 이번 월드투어에서는 'Nice Guy' 재즈 버전 무대에서 실제로 라이브로 베이스를 연주하기도 했어요.

앞으로는 기타 중심의 록 사운드를 더 시도해 보고 싶어요. 요즘은 원디렉션 음악의 사운드에도 푹 빠져 있어서, 그런 사운드도 유심히 듣고 있어요.

이한

BOYNEXTDOOR. KOZ ENTERTAINMENT (HYBE)

보이넥스트도어가 계속 성장하고 있는 지금, 팀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멤버들에게 어떤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고 느끼나요?

이한: 이번 앨범 작업을 하면서 확실히 더 가까워졌어요. 그 안에서 저는 제 생각이나 창작 아이디어를 좀 더 열린 자세로, 적극적으로 나누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이번에는 곡 작업에 참여해서 멜로디와 가사에 제 아이디어를 보탰어요. 그렇게 주도적으로 나서는 경험이 쌓이면서 조금씩 자신감도 생긴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그 창작 과정은 어땠나요?

이한: 처음부터 혼자 뭔가를 만들어내기보다는, 멤버들과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면서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 정말 즐거웠어요. 앨범 크레딧에 제 이름이 올라간 걸 보고 정말 뿌듯했어요.

운학

BOYNEXTDOOR. KOZ ENTERTAINMENT (HYBE)

예전에 "가수로서 한 번뿐인 인생이라면 꼭 정상까지 가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지금 운학에게 '정상'은 어떤 의미인가요?

운학: 지금까지 누구도 해내지 못한 걸 저희가 이뤄내고 싶어요. 그런데 저한테 그건 기록을 깨는 것만을 뜻하진 않아요. 저희 음악이나 라이브 무대가 주는 영향일 수도 있고요.

저희를 보면서 자라는 사람들, 혹은 저희 또래에게까지 진짜 영향을 주는 아티스트가 될 수 있다면, 사람들이 진심으로 저희를 그렇게 봐주는 순간이 '정상'이라고 생각해요. 누군가 저희를 보고 꿈을 꾸기 시작하거나, 저희가 하는 일에서 진짜 영감을 받는다면, 그때 비로소 '우리가 해냈구나' 하고 알게 될 것 같아요.

먼 훗날, 멤버들이 "운학이가 곁에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말해주는 날이 오길 바라나요?

재현: 저희는 벌써 그렇게 생각해요. 운학이 없었으면 이 팀 진짜 큰일 났을 거예요. (웃음)

성호: 정말 좋은 막내예요.

재현: 어른스러워야 할 때를 정확히 알면서도, 팀 분위기를 띄우려면 막내다운 모습이 필요할 때 그것도 어떻게 그렇게 딱 아는지 몰라요. '운학이가 진짜 이 팀을 붙잡아 주고 있구나' 싶을 때가 정말 많아요.

성호: 거의 보이넥스트도어의 박지성이에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