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유니버설·소니뮤직, 수노 뒷배 VC 법정 세운다

2026.10.20 | by Billboard Korea
수노.

글로벌 음반 공룡들이 생성형 AI 음악 스타트업 수노(Suno)의 핵심 투자자를 법정 증언대에 세우며 저작권 침해 방조에 대한 벤처캐피털(VC)의 책임을 본격적으로 묻고 나섰다.

유니버설뮤직그룹(UMG)과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미 보스턴 연방법원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수노의 리드 투자사인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의 내부 문서 제출과 임원 증언을 강제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AI 본사뿐만 아니라 저작권 무단 학습의 법적 위험을 알고도 뭉칫돈을 댄 투자사까지 묶어 고의성을 입증하겠다는 구도다.

■ "소송 중에도 3차·4차 펀딩 주도"… 저작권 위험 알고도 투입된 실탄

음반사들이 라이트스피드를 조준하는 핵심은 '투자 결정 당시 AI 학습 데이터의 법적 위험성을 얼마나 인지하고 있었는가'다.

라이트스피드는 2024년 5월 수노의 1억 2,500만 달러 규모 시리즈 B 투자를 주도했으며, 수노 이사회 지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핵심 대주주다. 문제는 음반사들이 수노를 상대로 대규모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한 이후에도 라이트스피드가 투자를 연이어 늘렸다는 점이다.

라이트스피드는 소송이 진행 중이던 2025년 11월 시리즈 C에 이어, 2026년 6월 기업가치 54억 달러(약 7조 2,000억 원) 규모로 치러진 4억 달러 이상의 시리즈 D 라운드까지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음반사 측은 "투자 유치 기업은 투자자에게 시장 목표는 물론 법적 위험까지 상세히 공유한다"며, 라이트스피드가 내부 문서의 위험 항목에 '학습 데이터 규제 및 음반사 소송'을 명시하고도 투자를 감행했다고 지적했다.

■ 유튜브 무단 추출 알고 있었나… '공정이용' 항변 무너뜨릴 스모킹 건

음반사들이 라이트스피드의 증언을 요구하는 진짜 목적은 수노 측이 주장하는 '공정이용(Fair Use)' 항변을 무력화하고, 저작권 침해의 '고의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수노는 유튜브 음원 추출 도구(YT-DLP) 등을 활용해 저작권 음원을 대량 학습시켰음을 인정한 바 있다. 사건을 맡은 폴 G. 레벤슨 치안판사 역시 심리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수노의 유튜브 데이터 무단 추출(Farming) 계획을 몰랐을 리 없다"며 "투자 설명회(Pitch Deck)에서 오간 대화를 확인하는 것은 정당한 조사"라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았다.

라이트스피드의 내부 실사 자료나 임원 증언에서 "저작권 소송 위험을 알고도 수익성을 위해 투자를 강행했다"는 정황이 확인될 경우, 수노는 고의적 침해에 따른 막대한 손해배상책임을 피하기 어려워진다.

■ AI 투자 시장 전반으로 불똥… "더 이상 '수동적 투자자' 핑계 안 통한다"

음반사들의 이번 행보는 비단 수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또 다른 AI 음악 스타트업 유디오(Udio) 소송에서도 법원은 투자사인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를 향해 "단순한 수동적 투자자가 아니다"라며 관련 자료 제출을 명령한 바 있다.

워너뮤직그룹(WMG)은 수노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합의했으나, UMG와 소니뮤직은 6만여 곡의 저작권 침해 항목을 추가하며 2차 소송까지 제기하는 등 사생결단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AI 서비스의 세가 확장될수록 피해는 커진다"고 강조한 음반 공룡들이 VC의 핵심 장부까지 털어내기 시작하면서, 저작권 무단 학습 문제에 눈을 감은 채 스타트업에 실탄을 대던 벤처캐피털 업계 전반에도 거센 후폭풍이 불어닥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