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비와 허용준, 지나온 챕터 너머 새롭게 마주할 눈부신 시작
2026.06.11
올여름 월드컵은 미국, 캐나다, 멕시코 3개국 공동 개최에 48개국 참가라는 역대급 규모로 우리를 찾아온다. 한국은 1986년 이후 한 번도 끊기지 않은 '11회 연속 본선 진출'이라는 대기록과 함께, 공동 개최국으로서 4강 신화를 썼던 2002년의 뜨거운 기억을 품고 다시 길을 떠난다. 4년마다 단 몇 주 동안, 온 나라가 같은 시간에 눈을 떠 똑같은 붉은 옷을 맞춰 입고 한목소리로 세 글자를 외치게 된다. "오 필승 코리아."
월드컵은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공연이다. 선수단 입장곡, 경기장을 가득 채우는 떼창, 수만 명의 낯선 이들을 하나로 묶는 응원가가 흐르기 때문이다. 축구와 K-pop은 21세기 한국이 세계에 선보인 가장 강력한 두 가지 콘텐츠이며, 각자의 방식으로 전 세계에 한국의 이름을 각인시켜 왔다. 그리고 이 뜨거운 함성 아래에서, 두 분야는 똑같은 엔진으로 움직인다. 대중 앞에 서는 단 한 순간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오랜 시간 땀을 흘리고, 무대에 오르는 그 즉시 냉정한 평가를 받는다는 점이다.
Billboard Korea는 FIFA 월드컵 에디션을 맞아 평소 한 프레임에서 보기 힘든 두 사람, 권은비와 허용준을 한자리에 모았다. 관객과 팬들 앞에 서는 무대와 그라운드라는 표면적인 공통점도 있지만, 진짜 주목할 점은 이들이 마주한 '타이밍'이다. 두 사람 모두 지금 막 새로운 막을 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권은비는 지난 봄, 8년간 몸담았던 정든 품을 떠나 마마무와 원위(ONEWE)가 속한 RBW에 새 둥지를 틀었다. 2022년 발매한 EP ‘Lethality’의 타이틀곡 “Underwater”로 8개월 만의 극적인 차트 역주행을 이뤄낸 권은비는, 2023년 워터밤 무대를 기점으로 여름 페스티벌의 아이콘이자 '서머퀸'으로 자리매김하며 솔로 아티스트로서 완벽한 홀로서기를 증명해 냈다.
한편, 골을 넣을 때마다 호날두 세레머니를 펼쳐 팬들에게 '허날두'라 불리는 스트라이커 허용준은 K리그에서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치열하게 다음 골문을 조준해 왔다. 2016년 전남 드래곤즈에서 프로에 데뷔하고 2017년 태극마크를 달았던 영광의 순간을 거치며 그라운드를 누벼온 그는, 이제 또 한 번 새로운 무대로의 여정을 준비하고 있다.
한 사람은 비트에, 다른 한 사람은 휘슬에 몸을 맡긴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굳게 믿고 있다.

이번 FIFA 월드컵 에디션은 음악과 스포츠가 만나는 프로젝트입니다. 함께하게 된 소감이 궁금합니다.
권은비: 음악과 스포츠는 사람들의 감정을 하나로 만든다는 점에서 굉장히 닮아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월드컵은 전 세계 사람들이 같은 순간을 함께 응원하는 특별한 이벤트잖아요. 그런 프로젝트에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뜻깊고 설레는 마음입니다.
권은비에게 ‘월드컵’은 어떤 이미지와 기억으로 남아 있나요? 어린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월드컵 순간도 궁금합니다.
권은비: 저에게 월드컵은 가족들이 다 같이 TV 앞에 모여 응원하던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어릴 때는 붉은악마 티셔츠를 입고 가족들과 함께 응원했던 기억이 나는데, 특히 골이 들어가는 순간 모두가 동시에 환호하던 분위기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요.

축구를 처음 꿈꾸게 된 순간은 언제였나요?
허용준: 초등학교 3학년쯤 처음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된 것 같아요. 그때부터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 목표였어요. 선수 생활을 하면서 가장 크게 성장했다고 느끼는 시기도 초등학교 때인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 좋은 지도자분들을 만나 많은 것을 배웠고, 그 경험들이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아요. 그래서 유소년 시기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팬들 사이에서 ‘허날두’라는 별명으로도 불리고 있습니다. 직접 가장 좋아했던 선수나 플레이 스타일에 영향을 받은 선수가 있나요?
허용준: ‘허날두’라는 별명은 세리머니 때문에 생긴 것 같습니다. 물론 플레이 스타일이나 실력 때문에 붙은 별명이면 더 좋았겠지만요.(웃음) 브라질의 네이마르 선수와 호날두 선수를 좋아합니다.
선수에게 팬들의 존재는 어떤 의미인가요? 가장 기억에 남는 응원이나 순간이 있다면 함께 들려주세요.
허용준: 팬분들은 경기장에서 가장 큰 힘의 원천이라고 생각합니다. 큰 함성이나 응원의 목소리를 들으면 경기장 안에서 정말 많은 힘이 되는 것 같아요. 2016년에 프로 입단을 했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응원해주시는 팬분도 계십니다. 오랜 시간 한결같이 응원해주신다는 것 자체가 정말 감사하게 느껴져요.

“Underwater” 역주행과 워터밤 무대 이후 ‘서머 퀸’이라는 수식어를 얻었습니다. 많은 대중의 관심과 에너지를 가장 크게 체감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권은비: 여름 축제나 대학 행사 무대에 섰을 때 가장 크게 체감했던 것 같아요. 관객분들이 제 노래를 다 같이 따라 불러주시고, 시작부터 끝까지 엄청난 에너지로 함께 즐겨주시는 순간이 정말 행복했어요. 그럴 때 “아, 정말 많은 사랑을 받고 있구나”라는 걸 실감하게 되는 것 같아요.
팀 활동 시기를 지나 솔로 아티스트로서 활동하게 된 이후에는 혼자 무대를 채워야 하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직접 체감한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요?
권은비: 가장 큰 차이는 책임감인 것 같아요. 팀 활동 때는 서로 의지할 수 있는 부분이 정말 많았거든요. 무대 위에서도 멤버들과 눈만 마주쳐도 힘이 됐고, 에너지를 나눌 수 있었어요. 그런데 솔로 활동은 무대를 혼자 이끌어가야 하다 보니까 처음에는 부담도 컸던 것 같아요. 대신 그만큼 저만의 색깔이나 감정을 더 깊게 표현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경기장 안에서는 강한 에너지와 자신감이 느껴지는 선수입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허용준만의 가장 큰 강점은 무엇인가요?
혀용준: ‘항상 자신감 있게’라는 말을 너무 좋아하는데, 그런 모습들이 경기장 안에서도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다만 자신감이 자만이 되지 않도록 늘 마음속으로 되새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축구선수는 단 몇 초의 움직임이나 한 장면으로 경기 흐름을 바꾸기도 합니다. 그런 순간의 압박감과 긴장을 어떻게 받아들이는 편인가요?
허용준: 예전에 어떤 선수의 인터뷰에서 ‘압박감과 긴장감을 즐기라’는 말을 본 적이 있는데, 그 말에 굉장히 공감했던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저도 최대한 그런 상황 자체를 즐기려고 하는 편인 것 같아요. 물론 쉽지는 않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축구선수들을 보며 가장 존경하게 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권은비: 엄청난 압박감 속에서도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는 모습이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사실 저도 무대를 할 때 집중력이 잠깐 흔들릴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더 집중하려고 노력하거든요. 그런데 선수분들은 경기 시간이 길고 체력적으로도 굉장히 힘들 텐데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는 게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져요. 특히 큰 경기일수록 멘탈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평소 즐겨 하거나 좋아하는 스포츠가 있나요? 직접 해본 종목이 있다면 함께 들려주세요.
권은비: 평소에는 필라테스나 러닝처럼 밸런스를 잡아주는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무대 활동을 오래 하다 보니까 체력 관리가 정말 중요해서, 체력을 기를 수 있는 등산이나 헬스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음악 역시 스포츠처럼 컨디션과 멘탈 관리가 중요한 분야입니다. 스스로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한 권은비만의 루틴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권은비: 잠과 식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아무리 바빠도 최대한 수면 리듬을 유지하려고 하고, 잘 챙겨 먹는 것도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바쁘다 보면 끼니를 거를 때가 있어서, 먹을 수 있을 때는 꼭 챙겨 먹으려고 하는 편입니다.
음악과 스포츠는 전혀 다른 분야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굉장히 닮아 있는 것 같습니다. 짧은 순간 안에 자신을 증명해야 하고, 그 무대를 위해 오랜 시간 준비해야 한다는 점도 비슷한데요. 권은비가 직접 느끼는 공통점은 무엇인가요?
권은비: 정말 비슷한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무대나 경기 자체는 짧은 순간이지만, 그 순간을 위해 정말 긴 시간 동안 연습하고 준비하잖아요. 그런 부분들이 굉장히 닮아 있다고 느껴요. 또 관객이나 팬분들은 그 순간의 감정을 그대로 느끼기 때문에, 음악과 스포츠 모두 결국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선수 입장에서 뮤지션들을 보면 가장 대단하다고 느끼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허용준: 찰나의 영감을 끝까지 구체화해내는 인내심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완성된 3분 남짓한 곡만 듣게 되지만, 그 뒤에는 수많은 수정과 녹음, 긴 창작의 시간이 숨어 있잖아요. 머릿속에 떠오른 추상적인 멜로디를 실제 음악으로 완성해내는 그 집요함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집니다.
월드컵은 전 세계가 같은 순간을 함께 경험하는 축제이기도 합니다. 음악 역시 언어와 국경을 넘어 사람들을 연결하는 힘이 있는데요. 권은비가 생각하는 ‘음악의 힘’은 무엇인가요?
권은비: 음악은 말이 통하지 않아도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노래를 들었을 때 자연스럽게 위로를 받기도 하고, 반대로 큰 에너지를 얻기도 하잖아요. 그런 힘은 음악만이 가진 특별함인 것 같아요.
평소 음악을 자주 듣는 편인가요? 경기 전 가장 많이 듣는 장르나 아티스트가 있다면 궁금합니다.
허용준: 평소에도 음악 듣는 걸 정말 좋아합니다. 발라드와 힙합 장르를 자주 듣는 편인데, Ash Island와 Kid Wine의 곡들을 많이 듣는 것 같아요. 발라드는 예전에 나온 음악들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경기 전, 스스로를 가장 경기 모드로 끌어올리는 루틴이 있나요?
허용준: 경기 전에는 항상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편입니다. 또 수분 섭취와 스트레칭도 꼭 챙기려고 하고, 즐거운 음악을 들으면서 몸과 기분을 조금 더 가볍게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무대에 오르기 전, 스스로의 에너지를 끌어올리기 위해 듣는 음악이나 플레이리스트가 있나요?
권은비: 보통은 제 노래를 가장 많이 들어요. 연습도 하고, 어떤 무대를 할지 상상하면서 세트리스트를 쭉 듣는 편이에요. 그다음에는 그날의 무드에 따라 듣는 음악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아요
만약 경기장 입장곡으로 단 한 곡만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떤 노래를 고르고 싶나요? 이유도 함께 궁금합니다.
권은비: 제 곡 중에서는 “Underwater”를 선택하고 싶어요. 시작부터 분위기를 압도하는 느낌이 있고, 점점 몰입하게 만드는 에너지가 있어서 경기장 입장곡으로도 잘 어울릴 것 같아요.
권은비의 곡 중 월드컵 현장과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은 노래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그 이유도 함께 들려주세요.
권은비: “Hello Stranger”가 잘 어울릴 것 같아요. 곡 자체가 가진 강렬한 에너지와 속도감이 있어서 경기장의 뜨거운 분위기와도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경기 결과와 하이라이트 순간을 기억하지만, 사실 그 뒤에는 굉장히 긴 훈련과 반복이 존재합니다. 그 시간을 계속 버티게 만드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허용준: 경기장을 찾아와주시는 팬분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시간과 비용을 들여 경기장을 찾아와주시는 만큼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항상 노력하게 되는 것 같아요. 또 선수로서 개인적인 발전을 위해서도 계속 버티고 이겨내려고 합니다. 결국 모든 스포츠는 팬분들이 있기에 존재한다고 생각해서, 그런 부분들이 가장 큰 원동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국가 또는 팀을 대표해 경기에 나선다는 것은 어떤 감정과 책임감으로 다가오나요?
허용준: 국가를 위해 경기에 나선다는 것은 굉장히 큰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물론 부담감도 있지만, 그보다 더 큰 자부심을 가지고 뛰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많은 국민분들이 응원해주시기 때문에 그 안에서 큰 힘도 얻는 것 같습니다. 저 자신보다 팀과 국가를 위해 뛴다는 마음으로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하고, 그 이후의 결과는 하늘에 맡기자는 생각으로 임하는 편입니다.
지금 권은비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프로젝트나 준비 중인 작업이 있다면 살짝 들려주세요.
권은비: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음악적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아직 자세히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팬분들이 좋아해주실 만한 새로운 작업들도 열심히 준비 중입니다.
이번 FIFA 월드컵 에디션을 통해 팬들에게 어떤 에너지와 메시지를 전하고 싶나요?
권은비: 월드컵이 가진 뜨거운 열정과 설렘처럼, 이번 화보와 인터뷰를 통해서도 긍정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분위기가 잘 전달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