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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플랫폼이 K팝과 함께하는 방식이 달라졌다…디올xA24, 무신사xSM이 던진 신호

2026.09.15 | by 유지호 | jiho@billboard.co.kr
BTS 지민, 블랙핑크 지수. 각 인스타그램

K팝과 브랜드의 만남은 더 이상 새로운 소식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일주일 사이 발표된 두 건의 협업은 '방식' 자체가 달라졌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디올(Dior)은 영화사 A24와 손잡으며 K팝 아티스트를 자사 앰배서더 라인업에 올렸고, 무신사는 SM엔터테인먼트와 개별 아티스트 단위가 아닌 '전사 아티스트 IP'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패션과 K팝의 결합이 단발성 화보나 광고를 넘어, 장기 파트너십과 산업 단위 협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신호다.

디올x A24, 팝스타와 배우를 잇는 2년짜리 판을 짜다

디올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독립영화 제작사 A24와 2년간의 크리에이티브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이번 협업은 A24가 2023년 인수한 뉴욕의 오프브로드웨이 극장 Cherry Lane Theatre를 거점으로 한다. 디올이 이 극장의 주요 파트너로 참여해, 영화와 연극, 라이브 이벤트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단발성 광고 캠페인이 아니라 콘텐츠 제작과 창작 커뮤니티 지원까지 포함하는 '기간제 파트너십'이라는 점이 이번 협업의 핵심이다.

파트너십을 알리는 필름 캠페인은 '누구나 잠시 디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어볼 수 있다'는 콘셉트로 시작됐다. 영상에는 사브리나 카펜터, 조시 오코너, 드루 스타키, 카미유 코탱, 소피 와일드 등이 출연해 디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나단 앤더슨을 연기하는 콘셉트를 선보였다. 이어 캠페인 참여진들이 'Dior A24' 그래픽 티셔츠를 각기 다른 컬러로 착용한 모습을 SNS에 공개하는 형태로 캠페인이 확장됐다.

이 라인업에 디올의 글로벌 앰배서더인 방탄소년단 지민, 블랙핑크 지수, 스트레이 키즈 현진이 이름을 올렸다. 지민은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블루 컬러의 'Dior A24' 티셔츠를 착용한 사진을 게시하며 '#DiorA24' 해시태그를 남겼다. 지수와 현진 역시 각자의 인스타그램에 같은 캠페인 티셔츠를 착용한 사진을 게시하며 라인업에 동참했다. 패션과 영화, 음악을 넘나드는 브랜드 파트너십에 K팝 아티스트 세 명이 공식 라인업으로 포함됐다는 점에서, 이번 협업은 K팝이 글로벌 컬처 브랜딩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읽힌다.

무신사 제공

무신사x SM, '단발 콜라보'에서 '전사 IP 협업'으로

국내에서는 무신사와 SM엔터테인먼트가 아티스트 IP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14일 서울 성수동 SM 본사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탁영준 SM 공동대표와 최재영 무신사 최고커머스책임자(CCO) 등이 참석했다.

대형 엔터테인먼트사와 패션 플랫폼의 협업 자체는 새롭지 않다. 실제로 SM과 무신사는 이미 지난 7월과 8월, 하츠투하츠의 “레몬탱”과 NCT 127의 “블링이” 음반 발매를 기념한 협업을 각각 진행한 바 있다. 이번 MOU에서 주목할 지점은 이런 개별 아티스트·개별 프로젝트 단위의 협업을 넘어, SM 소속 전체 아티스트의 IP를 대상으로 한 포괄적 파트너십을 맺었다는 점이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무신사 입점 패션 브랜드와 SM 아티스트 간 협업 상품 기획·발매 △공식 머치(Merch) 유통과 온·오프라인 마케팅 연계 △해외 전략 시장 중심의 공동 마케팅을 추진할 계획이다. 무신사가 아티스트 IP를 단순 마케팅 수단이 아니라 입점 브랜드의 상품 기획·유통까지 연결하는 구조로 활용하려 한다는 점에서, 플랫폼과 엔터사가 만드는 협업의 스케일이 한 단계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재영 CCO는 "SM의 강력한 아티스트 IP와 무신사의 유통 파워 및 플랫폼 인프라, 독창적인 K-패션 브랜드가 만나 새로운 비즈니스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는 MOU 체결 단계로, 실제 협업 브랜드와 참여 아티스트,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 부분이 구체화되는 시점이 이번 협업의 실질적 파급력을 가늠할 관전 포인트다.

패션이 K팝을 소비하는 방식, 두 단계 더 진화하다

디올x A24가 K팝 아티스트를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커뮤니티'의 일원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이라면, 무신사x SM은 K팝 IP 자체를 패션 산업의 상품 기획 단계부터 결합하는 방식이다. 접근은 다르지만 방향은 같다. K팝이 더 이상 브랜드 캠페인의 '모델'로만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와 상품 기획의 파트너로 참여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두 협업이 앞으로 어떤 결과물로 이어질지, 업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