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Demon Hunters’, K-POP을 넘어 대중문화 현상으로… 아시아 문화와 감성이 만든 글로벌 신드롬
2025.07.09 | by Young Shin– OST 빌보드 싱글 차트 7곡 진입, 글로벌 흥행 돌풍! 무엇이 이들의 성공을 가능케 했는가

넷플릭스가 또 하나의 글로벌 신드롬을 만들어냈다. 지난 6월 20일 전 세계에 공개된 애니메이션 영화 ‘KPop Demon Hunters’는 K-팝걸그룹 HUNTR/X가 무대 위에서는 아이돌로, 무대 밖에서는 악령을 사냥하는 이중생활을 그린 판타지 뮤지컬이다. K-팝 세계관과 액션, 그리고 강력한 사운드트랙이 결합한 이 작품은 단숨에 넷플릭스 글로벌 영화 차트 1위를 차지했으며, OST는 빌보드 차트를 비롯한 글로벌플랫폼을 장악하며 K-팝 산업 전반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지시간 7월 8일 발표된 미국 빌보드 최신 싱글 차트(Hot 100) 에서 KPop Demon Hunters OST는 총 7곡이 동시에 진입하며 사상 초유의 기록을 세웠다.
HUNTR/X의 “Golden”은 전주 대비 58계단 상승한 23위를 기록했고, 라이벌 보이그룹 Saja Boys의 “Your Idol”은 46계단 오른 31위에 올랐다. 그 외에도 “How It’s Done”(42위), “Soda Pop”(49위), “What It Sounds Like”(55위), HUNTR/X 루미와 Saja Boys 진우의 듀엣곡 “Free”(58위), “Takedown”(64위)까지 연이어 차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K-팝 기반 애니메이션 OST 사상 전례 없는 성과이자, 단일 OST에서 7곡 이상이 핫100에 동시에 진입한 사례는 극히 이례적인 기록으로 평가된다.

빌보드는 7월 7일, 넷플릭스 측이 ‘KPop Demon Hunters’의 대표곡 “Golden”을 2025년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 주제가상(Best Original Song)’ 부문에 공식 출품했다고 보도했다.
“Golden”은 헌트릭스의 멤버 루미가 부르는 곡으로, 작곡은 한국계 싱어송라이터 이재(EJAE, 김은재)와 마크 소넨블릭이 공동으로 작곡했다.
이재는 실제로 곡의 보컬도 직접 소화했으며, 레드벨벳, 에스파, 트와이스 등 다수 K-팝 아티스트와 작업해온 뮤지션이다.
만약 후보에 최종 진출하게 될 경우, 이재는 2013년 영화 ‘Her’의 “The Moon Song”으로 후보에 오른 캐런 오에 이어 오스카 주제가상부문 두 번째 한국계 후보가 된다.
이미 아카데미 공식 SNS가 헌트릭스를 언급하며 “내 스포티파이를 구한 영웅들”이라 칭한 바 있어, 업계에서 애니메이션 OST로서는 디즈니 엔칸토의 “Dos Oruguitas” 이후 첫 후보 진입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사운드트랙의 위력은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도 두드러졌다.
특히 사자 보이즈의 “Your Idol”은 7월 4일 기준, 스포티파이 미국 ‘데일리 톱 송’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며, K-팝 그룹으로는 최초로 해당차트 정상에 오른 곡이 되었다.
이는 그간 해당 차트에서 BTS 정국의 “Seven”, 지민의 “Who”, 블랙핑크 로제의 “APT.” 등 솔로 아티스트 중심으로만 달성되었던 기록을팀 단위 K-팝 아티스트가 돌파한 역사적인 사례다.
참고로 BTS 그룹 전체 기준 최고 순위는 “Dynamite”의 3위였다.
이외의 트랙들도 두드러진 성적을 냈다. HUNTR/X의 “Golden”은 2위, “How It’s Done”은 8위, Saja Boys의 “Soda Pop”은 10위에각각 이름을 올리며, OST 수록곡 4곡이 동시에 미국 스포티파이 차트 톱10에 안착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KPop Demon Hunters’의 또 다른 강점은 아시아 문화와 감성을 억지 없이 자연스럽게 담아냈다는 점이다.
극 중 HUNTR/X 멤버들이 컵라면을 나눠 먹고, 한국 과자를 먹는 장면, 스케줄 후 한국 드라마를 함께 보는 모습 등은 전 세계 시청자에게는 흥미롭고, 아시아권 시청자에게는 깊은 공감을 일으키는 감성 코드로 작용했다.
이는 K-팝의 음악과 아이덴티티뿐 아니라, 그 문화적 배경까지 콘텐츠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아시아 감성 콘텐츠’의 정착 가능성을 높인다.
특히 주목할 점은 작품 전반에 녹아든 한국 전통문화의 디테일이다. 서울 N타워, 기와집, 작호도(鵲虎圖) 호랑이, 무속신앙 등은 시각적 요소로서뿐만 아니라 내러티브적 맥락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며, 현대 K-팝 산업과 한국 고유의 오컬트적 세계관이 절묘하게 맞물려 독창적이면서도 차별화된 미학을 완성해냈다.
또한 ‘혼문(魂門)’이라는 설정을 통해 K-팝 팬덤의 열기가 악귀를 봉인하는 에너지로 작용하는 세계관은 창의성과 상징성을 동시에 확보하며, K-팝 팬덤 문화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한다. 이처럼 음악, 서사, 문화적 맥락이 유기적으로 맞물린 이 작품은 K-팝의 정체성과 아시아 콘텐츠의 확장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