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여서 더 찬란한 ‘투모로우바이투게더’식 구원 서사
2025.09.04 | by Kwon Saebom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생각하는 ‘함께’의 모양과 의미. 7년 간의 성장이 집약된 정규 4집 ‘별의 장: TOGETHER’ 앨범 리뷰.

촘촘한 서사가 지닌 음악으로 사랑받아 온 투모로우바이투게더(TOMORROW X TOGETHER, 이하 TXT). 이들이 2023년 발매한 ‘이름의 장: FREEFALL’에 이어 오랜만의 정규 앨범으로 돌아왔다. ‘별의 장’ 시리즈의 마지막 챕터, ‘별의 장: TOGETHER’를 7월 21일 발매한 것. 앞서 이어온 ‘꿈의 장’, ‘혼돈의 장’, ‘이름의 장’에 이어 ‘별의 장’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세계관 안에서 음악, 비주얼, 퍼포먼스 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데 탁월한 팀이이었기에, 오랜만의 정규 앨범 발매 소식은 많은 이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별의 장: TOGETHER’은 2024년 11월 발매된 미니 7집 “별의 장: SANCTUARY”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작품이다. 앞서 ‘SANCTUARY’가 ‘너로 인해 변화한 나’의 이야기를 그렸다면, ‘TOGETHER’는 그렇게 변화한 내가 ‘안식처(SANCTUARY)’를 벗어나 오히려 ‘너’를 구원함으로써 진정한 ‘함께’를 완성하는 서사를 담고 있다. 팀명에 담긴 ‘TOGETHER’를 앨범명으로 선택한 이유 역시, 이 서사의 정점에서 ‘함께’라는 메시지를 집약해 전하고자 했기 때문.
타이틀곡 “Beautiful Strangers”를 중심으로 수록된 총 8개의 트랙은 사랑, 구원, 동행, 나눔 등 다양한 감정의 결을 따라가며, TXT가 정의하는 ‘함께’의 의미를 입체적으로 펼쳐 보인다. 특히 이번 앨범은 데뷔 이후 처음으로 멤버 전원의 솔로곡이 정규 트랙에 수록되어 더욱 주목받았다. 각자의 시선과 감성으로 써 내려간 ‘함께’의 정의는 앨범 내 트랙 간의 감정 온도차를 만들어내며, TXT가 보여주고자 하는 서사를 더욱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연준의 콘셉트 소화력이 돋보이는 ”‘Ghost Girl”, 수빈의 청량한 이지리스닝 팝 “Sunday Driver”, 휴닝카이의 관능적인 라틴 댄스 팝 “Dance With You”, 범규의 이모셔널 록 발라드 “Take My Half”, 그리고 태현의 농익은 보컬 역량을 엿볼 수 있는 “Bird of Night”까지. 다섯 곡 모두 각자의 음악적 언어로 풀어낸 ‘함께’의 또 다른 해석이다. 모든 솔로곡에 개별 뮤직비디오가 제작되며, 세계관은 시각적으로도 확장되었다는 부분도 눈 여겨볼 점.이 가운데 연준은 “Ghost Girl”과 단체곡 “Upside Down Kiss”의 작사에 참여했고, 범규는 “Take My Half”의 프로듀싱까지 참여했고 데뷔 이후 꾸준히 작사와 작곡에 참여해온 태현 역시 자신의 솔로곡 “Bird of Night”에서 송라이터로서의 역량을 다시금 뽐냈다.
TXT의 7년간의 성장기를 집약한 마침표이자 새로운 세계로 향하는 찬란한 지표가 될 ‘별의 장: TOGETHER’. 그 페이지 안에 담긴 이야기를 지금부터 하나하나 펼쳐보려 한다. 아래는 수록곡 8곡을 트랙 순서별로 정리한 리뷰다.
01 “Upside Down Kiss”
80년대 신사이저 기반의 뉴잭스윙 팝 트랙. 단연 TXT 디스코그래피 중 가장 대담하고 관능적인 곡 중 하나다. “중력을 비웃고 입술이 닿을 듯 말 듯”이라는 가사는 물리적인 중력을 넘어, 둘 사이를 가로막는 현실적 제약이나 외부의 방해를 상징한다. 곧이어 반복되는 저음 파트에서는 그럼에도 너를 택하겠다는 결연한 의지 마저 느껴진다. 이는 서툰 ‘소년’이 사랑 앞에서 주체적인 결단을 내리는 존재로 성장하는는 과정을 그려보게 한다. 작사에 참여한 연준의 펑키한 랩이 곡에 활력을 더하며, 보컬 라인의 안정적인 조화는 곡의 중심축을 더욱 단단히 세운다. 앨범의 첫 트랙으로서 그룹이 지닌 음악적 자신감과 방향성을 뚜렷하게 제시하는 곡. 외부의 방해에도 흔들림 없이 너를 택한 소년은, 이제 이토록 강인하고 관능적인 존재로 성장했다.
02 “Beautiful Strangers”
방시혁 총괄 프로듀서와 슬로우 래빗 등, ‘빅히트 사운드’를 상징하는 인물들이 의기투합해 완성한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이다. 감미로운 피아노 멜로디로 시작해 후렴에서는 마치 쏟아지는 유성우처럼 강렬한 신디사이저가 폭발적인 에너지를 더한다. 이는 ‘너로 인해 달라진 나’에서 ‘너를 구원하는 나’로 변화하는, 극적인 전환을 사운드로 표현한 장치다. “네 등에 난 흉터에 입 맞춰”와 “세상이 우리를 비웃어도” 같은 가사는, 앨범 첫 트랙에서 “Baby girl let’s get freaky”라는 문장에서 읽을 수 있었던 태도를 더욱 낭만적으로 확장한다. 바로 세상의 시선에도 개의치 않고 너를 택하겠다는 결심. 인트로, 후렴, 엔딩에 배치된 댄스 브레이크가 무대 위 퍼포먼스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까지. 특히 연준이 처음으로 타이틀곡 안무 제작에 참여해 눈길을 끈다. 타이틀곡으로서의 무게감을 입증한 곡.
03 “Ghost Girl”
강렬함과 서정성을 모두 품은 레게 록 장르의 트랙. 1998년생 영국 출신 싱어송라이터 영블러드(YNGBLD)가 프로듀싱에 참여해, 반항적이고 퇴폐적인 무드를 극대화했다. “Upside Down Kiss”에서도 이미 한차례 엿본 드러난 연준의 탁월한 콘셉트 소화력. 이는 유령처럼 잊히지 않는 사람에게 빠져드는 서사를 다룬 이 곡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감정선은 날카롭고, 표현은 스타일리시하다. 그룹 안에서도, 혼자서도 매혹적인 존재로 성장해가는 연준의 에너지가 고스란히 담긴 트랙. 그가 작사에도 참여하며 곡과 아티스트 사이의 싱크로율을 더욱 끌어올렸다. TXT 음악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인 ‘음악만으로도 한 편의 드라마처럼 서사가 펼쳐지는 구성’이 이 곡에서 정점을 찍는다. 단연 이번 앨범에서 가장 강렬하게 빛나는 트랙.
04 “Sunday Drive”
‘함께’라는 질문에 수빈이 내놓은 이토록 밝고 청량한 응답. 곡명처럼, 사람이 적은 도심을 여유롭게 달리는 일요일 오후에 더더욱 잘 어울리는 이지리스닝 팝이다. 이 노래에서 수빈은 “서두를 것 없어, 느긋하게”, “네 손이면 돼” 같은 가사를 통해 둘만의 시간을 온전히 만끽하는 여유를 경쾌하게 다룬다. 느슨한 템포 속에서도, 후반부로 갈수록 맑고 섬세하게 터지는 가성은 이 곡을 단순한 이지리스닝을 넘어서는 지점으로 끌어올리는 핵심 요소. 맑은 여름날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수빈의 목소리는 풍경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배경음악처럼 서사에 몰입하게 만든다. 이는 대중 가수로서 수빈이 지닌 탁월한 강점이기도 하다. 그간 그룹 안에서 보여준, 이미지에 충실히 응답하면서도 본인만의 보컬 색을 부드럽게 각인시킨 곡.
05 “Dance With You’
기타 리프와 리듬감 있는 베이스가 어우러진 라틴 댄스 팝 트랙. 휴닝카이는 이 곡에서 그의 장점인 미성은 물론 낮은 저음까지 소화하며 막내 멤버로서 그가 가진 더 많은 가능성을 보여주는데 집중했다. 댄스 플로어 위, 낮게 중얼거리듯 시작되는 목소리. 투모로우바이투게더에서 ‘미성’을 담당해온 막내의 첫 목소리는 낯설지만 묘하게 중독적이다. ‘너를 닮고 싶은 마음’을 ‘함께 추는 춤’에 빗댄 관능적인 가사 역시 곡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다만 프로듀싱에 관여한 다른 멤버들이나, 그간 그룹 안에서 쌓아온 자신의 이미지에 200% 임한 수빈, 컨셉 소화력이 그야말로 절정에 이른 연준과 비교하면, 전체적인 구성은 다소 안전한 틀 안에 머무른 인상도 느껴진다. 그럼에도 휴닝카이라는 아티스트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봤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트랙이다.
06 “Take My Half”
범규가 프로듀싱 전반에 참여하며 아티스트의 생각을 진하게 담아낸 이모셔널 록 발라드. 조용히 속삭이듯 시작해 점차 감정을 터뜨리듯 뻗어나가는 보컬이 감정선을 극적으로 끌어올린다. 여백이 많은 편곡은 오히려 그 진심을 더욱 또렷하게 드러내는 효과적인 장치. 가사 역시 인상 깊은데, “나 빼곤 다 망해버려”라는 냉소적인 문장으로 시작해 “널 위해 반을 비워둘게”라는 헌신으로 이어지며, 마침내 “내어 둔 빈자리가 이제 행복으로 찰랑여”에 이른다. 이는 보컬의 강약 조절과 맞물리며, 한 소년이 이뤄낸 내적 성장에 더욱 귀이울이게 만든다. 다섯 멤버에게 공통적으로 주어진 ‘함께’라는 질문 앞에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일이 곧 내가 행복해지는 방법”이라는 성숙한 답변을 내놓은 범규. 그 시선을 고스란히 담아낸 이 곡은, 다섯 트랙 중에서도 가장 서사적으로 깊은 울림을 전한다.
07 “Bird of Night”
고음에 의존하지 않고도 감정을 끌어올리는 태현의 섬세한 보컬이 빛나는 곡. TXT의 메인 보컬을 넘어 한 명의 독립된 보컬리스트로서 그가 지닌 가능성과 잠재력까지 각인시킨다. 또한 그간 TXT 안에서 꾸준히 송라이터로 활약해온 태현의 작사·작곡 역량 역시 이번 곡에서 빛을 발한다. 감정을 가장 순수한 형태로 다듬은 가사는 곡에 잔잔한 깊이를 더하고, 군더더기 없이 절제된 편곡은 메시지에 힘을 싣기까지. ‘같은 별을 바라보고 있을 어둠 속 널 떠올리는 이유’라는 구절에서는, 물리적으로 함께 있지 않더라도 같은 이상을 향해 바라본다면 ‘함께’일 수 있다는 관계에 대한 깊이 있는 시선이 드러난다. “이 세상의 어떤 어둠도 언젠가는 glow”라는 가사에서는 비록 지금은 밤을 걷는 것처럼 불안할지라도 언젠가 빛은 찾아온다는 메시지를 전하기까지. 개성 넘치는 트랙들 사이에서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귀중한 여유를 선물하는 곡.
08 “별의 노래”
“Upside Down Kiss”로 격정적이게 시작하여 마지막 트랙을 통해 깊은 여운을 남기며 마무리된다. 팬과 아티스트 간의 특별한 유대감을 단 한 번이라도 경험해 본이라면, 이 곡이 유독 마음 깊이 남을 것 . “이젠 너의 이름을 부를게”로 시작한 앨범의 서사를 되짚으며, “처음 불리운 나의 이름”, “함께 흘렸던 눈물” 같은 가사는 TXT와 MOA간의 지난 7년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내 이름을”을 외친 뒤 ‘나(na)나)나(na)’를 반복하고, 이어 “네 이름을”에서 다시금 같은 구절로 이어지는 후반부는, 공연장에서 아티스트와 팬이 서로를 부르며 교감하는 순간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또한 “설령 우리 헤어진대도 이곳에서 만나”라는 문장은, 더더욱 듣는 이의 감정을 고조시키기 충분하다. TXT와 MOA가 함께 걸어온 7년의 시간을 하나로 압축하며, 앨범 전체에 진한 울림을 남긴다. 에필로그로서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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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에 담긴 서사만큼이나, ‘별의 장: TOGETHER’가 남긴 성과도 눈부셨다. 발매 직후 빌보드 차트에서 ‘톱 커런트 앨범 세일즈’와 ‘월드 앨범’ 1위를 차지했으며,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는 자체 최고 순위인 3위에 오르며 TXT 커리어의 새로운 정점을 찍었다. 더불어 ‘빌보드 200’에서 4주 연속 차트인을 이어가며 꾸준한 강세를 보였다.
또한 8월 22일, 위버스를 통해 발표된 재계약 소식은 TXT의 미래를 더욱 단단하게 그려주었다. 같은 날 서울에서 치뤄진 네 번째 월드 투어에서 멤버들이 직접 이 소식을 전하자 현장은 환호로 물들었다. ‘TOMORROW X TOGETHER WORLD TOUR <ACT : TOMORROW>’는 서울을 시작으로 북미와 일본으로 이어지며 TXT의 음악 세계를 전 세계로 확장할 예정. 탄탄한 음악성을 바탕으로, TXT가 써 내려갈 또 다른 궤도에 기대가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