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세븐틴의 새로운 챕터, ‘NEW ’ 이 빈 칸 뒤에 어떤 것이 채워질까?

2025.09.17 | by Lee Maroo

9명이 시작하는 첫 번째 월드투어의 여정이 시작에 오른 세븐틴. 다시 13명이 무대에 함께 오르는 순간까지

(왼쪽부터) 버논, 승관, 민규, 디노, 에스쿱스, 디에잇, 준, 도겸, 조슈아 Courtesy Photo

세븐틴의 새로운 월드투어 ‘NEW_’가 9월 13,14일 인천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시작을 알렸다. 작년 3월 ‘Follow‘ 앵콜 콘서트 'FOLLOW' AGAIN TO INCHEON 를 개최하며  K팝 그룹 중 최초 인천 아시아드주경기장에 입성한 기록을 세운 세븐틴이 1년 반만에 인천을 다시 찾은 것.

아시아 투어와 월드 투어, 국내외 팬미팅과 2024년 글래스턴베리,  롤라팔루자 베를린 등 셀 수 없이 많은 공연을 펼쳐온 세븐틴이지만 ‘NEW_’ 투어를 앞두고 우려와 호기심이 뒤섞인 시선을 피할 수는 없었다. 현재 군복무 중인 정한과 원우, 그리고 콘서트일 기준 9월 15일과 16일 입대를 앞두고 있었던 멤버 우지와 호시를 제외한 9명으로 시작하는 투어 무대이기 때문이다. 세븐틴은 주어진 상황을 새로운 방식으로 정면돌파했다. 9월 14일(일) 공연 기준 총 30곡에 달했던 셋리스트 중 큰 줄기를 자랑한 것은 아홉 멤버들의 솔로 무대였다.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5월에 발매된 앨범 HAPPY BURSTDAY에 멤버 13명의 개인솔로곡이 모두 수록되어 있었던 만큼 예상할 수 있는 연출이었지만 호시의 ‘Spider’와 디노 ‘Last Order’ 등 일부곡을 제외하면 단체 콘서트에서 개인 무대 공개를 극도로 아꼈던 세븐틴인 만큼 이번 연출은 각별하게 다가왔다. 메인무대와 돌출, 그리고 3개의 거대한 판넬로 나뉘어지며 좌우 위아래로 움직이는 무대 장치 등 거대한 주경기장을 채우기 위해 고안된 아이디어들 덕분인지 단체 퍼포먼스가 비어있다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았다. 그러나 분명히 동선과 파트를 분배하는 것이 녹록치 않았을 것이다. 콘서트 말미, 감사 인사와 소감을 전하던 멤버들은 “(윤)혜림 누나 정말 고생했다!”며 데뷔 이전부터 호흡을 맞춰온 퍼포먼스 디렉터에게 ‘샤라웃’하기도 했다. 

팬덤인 캐럿을 배려한 연출과 고민도 느낄 수 있었다. 온라인 콘서트로만 만날 수 있었던  2019년 발매된 An Ode 앨범 수록곡 조슈아, 준, 디에잇, 버논의 “Network Love”의 무대를 선보인 것은 물론 새로운 아이디어도 콘서트의 재미를 높였다. 불꽃놀이가 터질 때 착용하면 폭죽의 경로에 따라 세븐틴 로고가 하늘에 어우러지는 것을 목격할 수 있는 3D 안경(문글라스)를 포함해서 말이다.  공식적인 셋리스트를 마치고 앵콜을 준비하는 사이의 시간은 팬들이 세븐틴의 노래를 부르는 ‘노래방’ 타임으로 채워졌다. 이때도 세븐틴의 마스코트 ‘봉봉이’가 디제잉을 하는 모습이 거대한 LED 화면을 가득 채워 분위기를 돋구었다. 연차 만큼이나 함께 부를 수 있는 곡들 역시 쌓인 아티스트와 팬들의 유대감을 목격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앵앵콜 구간에는 미니 12집 SPILL THE FEELS 수록곡인 “Eyes on you”가 등장했다. “너의 첫 번째 상처를 내게 줘”라는 가사를 포함해 가장 솔직한 모습으로 서로 함께하며 더 공고한 관계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담긴 곡이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아주 NICE” 무한반복 구간까지!

9월 15일, 콘서트가 끝나고 올라온 13명의 단체 사진

양일간 5만4천 명의 관객과 함께한 이번 콘서트 둘째날에는 군복무 중인 정한과 원우는 물론, 당시 입대를 코앞에 두고 있던 호시, 우지까지 함께해 ‘세븐틴은 13명’이라는 굳건함을 확인시키기도 했다. 특히 공연이 끝난 후 우지는 팬 커뮤니티인 위버스에 들러 “제가 만든 음악에 웃는 멤버들이랑 캐럿들을 함께 밖에서 바라보는 건 오늘이 처음이었습니다. 그게 꽤 기뻤습니다. 들어가기 전에 힘 받고 들어갑니다. 건강히 다녀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그럼 최초로 공개된 세븐틴 9명 멤버들의 솔로곡들의 무대를 순서대로 돌아보자. 

솔로 스테이지 섹션의 스타트를 끊은 디노

DINO “Trigger” 

퍼포먼스 팀이자 막내인 디노의 “Trigger”가 솔로 퍼포먼스 구간의 시작을 열었다. 2000년대 힙합 R&B를 토대로 한 곡은 BTS의 대표 프로듀서인 Pdogg이 작곡한 곡 답게 이번 솔로곡 중 가장 K팝 문법에 충실한 곡으로 시청각적으로 꽉 짜인 구성을 선보였다. 디노는 “오히려 맨 처음에 공연을 하는 게 후련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나와 내 자아, 두 가지가 대립하는 내용을 무대에서도 표현하려고 했다”라며 소감을 털어 놓았다.

JUN “쌍둥이자리(Gemini)” 

디노의 무대를 같은 퍼포먼스 팀인 준이 이어 받았다. “쌍둥이자리Gemini” 역시 나 자신을 되찾지 않겠다는 의지를 ‘쌍둥이’라는 키워드에 비유해 자아의 대립을 표현한 만큼 두 무대는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어쿠스틱 피아노를 중심으로 일렉트로니카 요소가 얹힌 곡은 후반부로 갈수록 퍼포먼스와 멜로디 모두 다채로워지는 양상을 띄며, 4분의 무대를 꽉 채워 솔로 아티스트로서 준이 가진 힘을 보여줬다.

VERNON “Shining Star” 

기타와 함께 등장한 버논은 콘서트 첫날 리버틴스(The Libertines)의 피트 도허티의 데뷔 초를 떠올리게 하는 피케 티셔츠를 입고 연주를 시작했다. 신스 사운드에 기타 리프가 자연스럽게 섞여 들어간 “Shining Star”에서 덤덤하게 연주와 보컬을 소화한 버논의 모습은 점차 노을이 내리던 스타디움의 풍경과 기분 좋게 어우러졌다. 버논은 “기타리스트로 악기를 실제 연주해야 했다. 밴드 세션과도 합을 맞춰야해서 새로운 작업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이번 노래는 “Black Eye”에 함께 했던 Robb Roy가 가사와 곡 작업에 참여했다.

JOSHUA “Fortunate Change” 

세븐틴 보컬팀에게 할애된 두 번째 솔로 스테이지 섹션의 시작은 조슈아가 맡았다. 애시드 재즈를 기반으로 한 금관 사운드가 중간중간 들어간 이 곡은 공연 중 조슈아가 직접 “우지가 저를 위해 만들어준 곡이죠”라고 언급했을 정도로 멤버를 향한 프로듀서 우지의 이해도가 돋보이는 곡이다. 부드러우면서도 폭 넓은 조슈아의 리드미컬한 보컬이 잘 드러난 넘버.너를 통해 세상이 바뀐다는 따뜻하고 기분 좋은 가사는 공연장에서 팬들에게 마치는 사랑의 송가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DK “Happy Virus” 

어쿠스틱한 기타 사운드로 시작하는 “Happy Virus” 역시 우지가 작사작곡한 곡이다. 제목부터 멤버 도겸이 가진 캐릭터와 더할나위 없이 잘 어울리는 노래는 도입부부터 곡 전반 내내 이어지는 어쿠스틱 기타 소리가 도겸의 타고난 따스한 보컬톤과 시너지를 이뤘다. 음원으로 들었을 때도 완성도가 높은 컨트리팝 풍의 곡이었지만 라이브로 들었을 때는 정말 ‘행복’해졌던 곡. 도겸 또한 “캐럿들이 행복하게 노래하는 모습을 봐주길 바랬다”라며 감상을 털어 놓았다. 도겸은 공연 후반부 “Rock with you” 인트로에서 드럼 연주를 선보이며 뜻밖의 놀라움을 선사했다.

SEUNGKWAN “Raindrops” 

보컬팀 마지막 주자인 승관은 피아노와 함께 등장했다. 애절한 락발라드인 “Raindrops” 는 작곡으로 커리어를 시작해 현재 싱어송라이터로 활약 중인 하현상의 곡이다. 승관은 “곡이 가진 벅찬 감정을 더 살릴 수 있어서 피아노를 이용했다. 정말 오늘은 몰입해서 부를 수 있었던 것 같아서 후회 없다”라고 무대에 선 소감을 전했다. 

THE 8 “Skyfall” 

마지막 솔로 섹션은 디에잇의 “Skyfall”이 포문을 열었다. 거대한 스테이지에 홀로 등장해 오토튠 섞인 보컬로 포문을 연 디에잇의 무대는 댄서들의 등장과 함께 분위기를 전환했다. 개러지 하우스 비트의 칠한 무드의 곡들에서 퍼포먼스가 간과되기 쉬운 것과 달리 세심하게 쌓인 무브와 연출이 무대 자체를 굉장히 세련되게 만들며 디에잇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퍼포먼스의 완성도에 대한 감각과 섬세한 보컬 등 디에잇의 역량이 돋보였던 무대.  

MINGYU “Shake it Off” 

직전 “Skyfall”가 만들어둔 EDM 무드가 만들어놓은 분위기는 민규가 이어 갔다. 테크 하우스 기반의 곡인 “Shake It Off”는  4비트의 반복적인 킥 리듬, 묵직한 베이스 멜로디와 신스 사운드가 특징인 곡.  민규는 “내가 멋을 부려야할 때가 있다면 그게 무대 위일텐데 뻔뻔하게 멋을 제대로 부려보자!”는 마음으로 임했다며 무대를 마친 감상을 전했다.

 

S.COUPS “Jungle” 

HAPPY BURSTDAY 앨범을 들었을 때 민규의 “Shake it Off”와 함께 콘서트를 고려한 넘버임이 그려지던 트랙, “Jungle”. 아프로 힙합 무드의 비트와 둔탁한 킥과 베이스, 묵직한 래핑과 무대 위에서 선보인 크럼핑은 세븐틴의 수장이자 힙합팀 리더인 에스쿱스의 무게감에 걸맞는 솔로 무대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충분했다.”Fact fact fact 이 바닥 산증인 날 check check/ Game game game 10년째 폼오른 3세대”라는 반복되는 보컬찹이 선명하게 곡의 메시지를 전한다.

인천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세븐틴은 9월 27, 28일 홍콩 카이탁 스타디움 입성을 앞두고 있다. 이후 10월에는 북미 5개 도시, 11월과 12월에 거쳐 일본 4대 돔투어 공연 행보를 이어갈 전망. 그 사이 9월 16일 입대일 호시는 싱글 "TAKE A SHOT"을 '투척'하고 떠났고, 9월 29일에는 새로운 유닛 에스쿱스X민규가 미니 1집 HYPE VIBES를 선보인다. 세븐틴에게 공백이란 없다.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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